"이재용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강조해오셨다. 이를 기반으로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이 올해 경영진에 전한 새로운 메시지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올해 특별 메시지는 없었다"면서도 "그 동안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을 강조해오셨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예전처럼 구체적으로 말하시진 않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 동안 강조해온)기술이라는 단어에 맞춰가면서 제품이 나온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 부회장은 로봇을 포함해 분야를 막론하고 AI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며, 인수합병(M&A) 등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콜옵션을 행사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한 예다.
그는 "로봇 분야는 삼성이 빠르다고 볼 수없다. 테슬라가 앞서있다"며 "기대성장 동력으로 M&A를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성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의 경우 온디바이스 기반 AI 기술 기업 옥스퍼드 시맨틱스 테크놀로지 인수했고 지금 그 기술이 모바일·TV 등에 다 들어간다. 의료 초음파 관련 AI 기술을 가진 프랑스 기업, 미 메디텍 관련 바이오 기업도 인수했다"며 "M&A 시장은 국가가 개입하는 등 점차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러한 투자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 본다. 특히 우리가 하는 AI, 로봇, 메디텍, 공조 등의 분야는 꾸준히 시도하고 있고 많은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부회장은 올해 출시할 AI비서로봇 볼리를 비롯해 올해 추진할 사업 방향성도 귀띔해줬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일 '퍼스트 룩 2025' 행사에서 올 상반기 중 볼리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볼리는 올 5~6월쯤 한국과 미국에 출시할 예정으로 구체적인 시점과 가격 등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동행한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볼리는 손과 팔이 없지만 집안에서 일을 여러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을 대신 해주는 집사같은 AI 컴패니언(동반자) 역할로 가치가 있다"고 부연했다.
TCL·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와의 경쟁 구도에 대한 질문에 한 부회장은 직접적인 말은 아끼면서도 연결·보안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의 초격차 기술력을 자신했다. 그는 "한 중국업체가 자사 제품보다 소비전력을 20% 줄였다고 발표했다는데,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많다"며 "제품 하나의 소비전력 줄여서는 에너지 절약이 안된다. 예를 들어 사람있을 때와 없을 때, 어두울 때와 밝을 때 등을 AI가 판단하면 소비전력을 더 줄일 수 있다. 이는 기술이 아닌 사용의 문제로, AI로 에너지를 더 줄이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설된 품질혁실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품질은 기본이다. 소비자가 만족하는 것이 품질"이라며 "예를 들어 연결의 경우 TV만, 생활가전만, 휴대폰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다. 연결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품질은 한 사업부만 하는 것이 아닌, 전체가 모여 한 단계 더 높은 품질을 위해 품질혁신위원회 만들었다"며 "전 사업부 경영자 참석해 자기 제품과 다른 부서 제품을 사용해보고, 연결해보고 상호간 크로스체크가 가능하다. 소비자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서로 토론하고 방법을 찾아 한층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제시한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용 사장이 먼저 "MS의 코파일럿은 올 상반기 TV 등에 들어갈 것"이라며 "구글, 아마존 알렉사와도 협력관계를 맺어 왔다. 구글의 LLM(거대언어모델)은 비전 AI 플랫폼 안에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고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이에 부연해 "일반적으로 오픈된 것은 오픈AI를 사용하겠지만, 오픈하지 못하는 데이터·제품·기술과 관련된 부분은 내재화된 AI를 사용하려 한다"며 "각 재품별로 기능·성능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장우진기자 jwj17@dt.co.kr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7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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