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사진) LG전자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LG전자 부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 동안 중국의 위협을 얘기해왔지만, 이제는 인식이 아닌 실행으로 옮겨야 하는 단계가 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 사장은 특히 원가 부문에서 중국의 경쟁력은 인정했다. 그는 "코스트(비용)은 솔직히 캐치업(Catch-up) 해야 한다. 원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부족하다고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 공급망을 관찰해보면 캐치업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보인다"고 말했다.
류재철 HS사업본부 사장은 이에 부연해 "과거에는 심각하게 중국 업체를 들여다보지 않았지만, 이후 심층 분석하고 있다"며 "원가경쟁력의 많은 부분을 포함해 벤치마킹할 영역을 찾아냈다. 이런 부분을 실행하기 위해 연구개발(R&D) 보강을 직접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중국 업체의 경쟁력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위닝(Winning) 포인트'로 3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제품에 있어서는 계속 우위 전략을 펼칠 것이다. TV의 경우 자사만의 시스템온칩(SoC)을 개선해낼 것"이라며 "코스트 캐치업과 함께 사업모델의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웹OS TV 등 유통마진을 줄이고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가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또 인도 시장에 대해 "가슴이 뛴다"며 큰 기대감을 보였다. LG전자는 현재 인도법인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조 사장은 "인도에서 자사의 냉장고·세탁기 등이 1위라고 하는데 TV도 1위를 하고 있다. 모든 제품이 인도 시장에서 1위"라며 "인도에서는 2년 연속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상을 받고 있다. 여기서 끝내고 싶지 않다. 인도에서 국민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인도는 현재 에어컨 보급률이 10%가 채 안되고, 인구의 70~80%는 냉장고·세탁기가 없이 살고 있다"며 "구독, D2C(소비자 직접 판매) 등의 사업군을 마련해 인도에서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많은 공장을 짓고, 완결형 사업으로 확대해 잠재력을 현실화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서는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사장은 "트럼프 2기 정부서 관세 정책을 펼치면 생산지를 조정하거나 스윙생산(같은 제품을 여러 지역에서 생산) 등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3개월 정도 전사 관련부서가 모여 대응 시나리오를 리뷰해봤다. 기회보다 위협이 많은 것은 사실"이리면서도 "어떤 임팩트가 있을지, 위협이 있을지에 대한 플레이북을 만들어 놨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정책과 전기화 사업의 지연을 영향으로 본다"며 "사업 포트폴리오나 제품·지역별 생산·판매 등을 조절해 위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전날 기대치에 못미치는 실적을 낸 것에 대해 조 사장은 물류비 상승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펀더멘탈(기초체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4분기에만 수천억원의 물류비용을 부담했다. 3분기에만 (물류비가)60~70% 올랐다"며 "중국이 선박은 다 예약해버려서 선사·선복 확보에 수요가 몰렸고 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가 안좋아지는 것 같다. 4분기 들어서는 TV 수요가 급격히 감소해 예상치 못한 판촉비용이 들어갔다"며 "여전히 성장은 역대 최고로 하고 있다. 항상 반복돼 온 하반기 손익 감소도 B2B(기업간 거래) 확대와 지역별 균형있는 성장으로 평탄화 작업을 이룰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그는 삼성전자가 최근 구독 사업에 뛰어든 것에 대해서는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저희의 강점은 4000~5000명의 케어 매니저들이다. 구독의 핵심은 할부가 아닌 케어가 핵심"이라며 "케어 매니지들의 오랜 역량과 네트워크, 경험이 강점이고, 그에 적합한 제품으로 구독 사업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장우진기자 wj17@dt.co.kr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LG전자 부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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