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여객기참사 현안질문
여야, 합의 없이 여전히 '난타전'
여야, 합의 없이 여전히 '난타전'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 관련 긴급현안질문'을 진행했다. 여야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 및 체포 시도 과정과 헌법재판소에서의 탄핵 심판 등에 집중하며 서로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는 이날 긴급 현안질문을 위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등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등 25명의 정부 관계자를 불렀다. 다만 최 권한대행은 업무상 사유로 이날 질의에 출석하지 않아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대리 출석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불응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동운 공수처장을 향해 "12·3 비상계엄은 한밤의 해프닝이나 경고성이 아닌 상당 기간 치밀하고 정교하게 기획된 것이라는 게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이러한 내란의 존재를 알고 암묵적으로 동조한 당시 신원식 안보실장, 조태용 국정원장 등 내란 공범들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정상이냐"고 물었다. 오 처장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열심히, 성실히 임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권칠승 의원도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무효한 체포영장에는 응할 수 없다고 했다"며 "체포에 불응한 상태에서 체포영장에 대한 불복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게 법원의 확립된 판례냐"라고 묻자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그렇다"며 "사법제도 하에서는 재판결과에 대해 불복절차, 상소제도에 의해 다투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야당은 지난 6일 국민의힘 의원들 다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저지를 위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은 것에 대해서도 불법적 요소를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은 "영장도 적법하고 수사기관의 수사가 위해를 가하는 행위가 아닌데도 대통령경호처가 영장 집행을 막는다"며 "공무집행 방해인가"라고 물었다. 오 처장은 이에 대해 "적법한 영장에 대항할 수 있는 경호권을 빌미로 대항할 수 있는 어떠한 명목도 없고, 적법한 체포영장의 집행을 막을 어떤 법도 없다는 것을 단언한다"라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은닉 등 여러 죄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대통령 관저를 찾았던 여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언급하자 오 처장은 "영장 집행 업무 방해 시 공무집행방해가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수정된 것을 언급하며 헌법재판소와 공수처 등이 야당에 기울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소추안에서 내란죄를 제외하면) 심리 절차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 신속을 가장한 졸속 심리가 가능한 것 아닌가"라며 "결국 헌법재판소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속도를 맞추기 위해 탄핵소추 심리를 졸속으로 하려고 재판부와 짬짜미 한 것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을 향해서는 이상식 민주당 의원의 '당-경찰 메신저' 논란을 언급하며 "도대체 어떤 경찰 공무원이 이 의원과 내통해 체포영장 집행 시기 및 발부 시기를 알려줬는지 당장 감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규 의원은 "목적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절차의 정당성이 무너진다면 법치주의도 함께 무너질 것"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걷어내기 위한 조기 대선에 몰두하고 있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조은희 의원은 오동운 공수처장이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도주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됐다"며 사과를 요구했으나, 오 처장은 "(사과 의향은) 전혀 없다"며 "경호권 경호권을 발동해 영장 집행을 막는 것 자체가 도주 염려를 낳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혜인·안소현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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