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로봇·AI B2B’ 신사업 뒤엔 사내벤처 ‘C랩’ 있었다

입력: 2025-01-12 11:00 장우진 기자

폰트

기자 구독

로봇·AI오피스 관리부터 디지털 헬스케어까지. 삼성이 제시한 인공지능(AI) 신사업 뒤에는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이 있었다.

지난 9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린 미 라스베이거스의 'C랩' 부스 현장을 둘러봤다. C랩은 베네시안 엑스포 내 스타트업 전시관 '유레카 파크'에 마련됐다.

올해는 15개 업체가 전시관을 꾸렸으며 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혁신 플랫폼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최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로봇 기술이 눈에 띄었다. '모듈로'는 로봇팔·관절 등을 모듈화 해 로봇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연구 목적이나 제조 공정을 테스트하기 위해 완제품을 구매해 테스트하기엔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원가를 대폭 절감해 연구나 R&D, 테스트 목적으로의 활용에 투입되는 식이다. 한 예로 '로봇개'로 불리는 4족로봇의 경우 모듈로의 제품은 고가 대비 10분의 1, 중국산 제품 대비로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양자영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담당은 "비용 문턱을 낮춰소자본·소규모의 자동화 공정이 필요한 경우 활용도가 높가 유지보수도 유리하다"며 "이번 CES 2025에서도 연구기관이나 소규모 공장 자동화 등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해외 대학에서도 수업에 사용하고 싶다면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CES에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핀포인트는 '빌딩 IoT 통합 관리 플랫폼'을 선보였다. 스마트빌딩영 OS(운영체제)를 개발해 이용자가 관리자 모두 건물 이용의 편리성을 높였다. 이 OS가 적용된 건물로는 서울 성동구의 '팩토리얼 성수'가 있다.

팩토리얼 성수는 이지스자산운용의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등이 참여했다. 이곳은 주차부터 로봇이 대신해주고, 커피를 주문하면 로봇이 배달해 준다. 특히 삼성전자가 B2B 솔루션으로 제시한 '스마트씽스 프로'와 연동된다. 김현수 이지스자산운용 상무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이 건물 리모콘처럼 사용할 수 있고, 관리자는 IoT로 쉽게 제어 가능하다"며 "전용 OS를 개발해 앞으로 다양한 AI 솔루션을 접목시켜 업그레이드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인스페이스는 인테리어 공간 솔루션 기업이다. 평면 도면을 제공하면 이를 3D 시뮬레이션으로 전환해 톤&매너 등 인테리어 콘셉트부터 가구·가전도 가상으로 배치해 볼 수 있으며, 견적도 받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AI홈에서 스마트싱스 '맵 뷰'도 마인스페이스가 PoC(기술검증)을 진행했다. 엄정현 마인스페이스 대표는 "더욱 다양한 가상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파트너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 6월엔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랩SD는 중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검안기로 안구질환 솔루션을 제공한다. 검안기 하드웨어에 중고 스마트폰을 연결하고, 아이라이크(EYELIKE) 앱을 통해 안구 검사 후 실명 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중고 스마트폰 활용으로 가격을 대폭 낮춰, 병원에서 사용하는 검안기의 30분의1 수준이라고 한다. 랩SD 관계자는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춘 만큼 인도 등 저소득국가를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저소득 국가의 실명 등 안구관련 질병률을 크게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딥파인(고정밀 3D 디지털 공간 솔루션), 에너자이(AI 소프트웨어 가속화), 일만백만(텍스트 기반 AI 영상 생성 서비스 개발), 코클(AI기반 사운드 분석 솔루션), 고스트패스(생체 정보 기반 바이오 인증·결제 솔루션), 메디트릭스(의자형 VR 기반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 개발) 등이 자리를 마련했다.

C랩은 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구현을 지원하기 위해 2012년 도입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로 출발했다. 2018년에는 이를 외부로 확대해 사외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신설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