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 윤곽…초기 가입자 전환 유도
재가입 주기 변경 가능 '법 개정' 추진
재가입 주기 변경 가능 '법 개정' 추진
![[임성원의 속편한 보험] 늙을 때 혜택보려니 갈아타라고? 실손 재매입 `청천벽력`](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1102109963084001[1].jpg "[임성원의 속편한 보험] 늙을 때 혜택보려니 갈아타라고? 실손 재매입 `청천벽력`")
실질적인 실손보험 개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약관 변경 조항이 없는 초기 실손 가입자의 재매입을 유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실손 가입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 과거 실손 가입자들이 5세대 실손으로 갈아타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이 같은 방안이 통하지 않을 경우, 신규 계약으로 강제 전환하도록 약관 변경이 가능한 법 개정까지 검토하고 있다.
전체 실손 가입자(3578만건) 중 약 44%는 재가입 주기가 없어, 계약 만기인 최대 100세까지 기존 실손의 보장을 누릴 수 있다. 2013년 이전 판매된 1세대(2009년 9월 이전 판매)와 초기 2세대(2009년 10월~2013년 1월 이전) 실손보험 가입자로, 각각 654만건, 928만건 등 1582만건에 달한다. 반면 일부 2세대(2013년 이후 2017년 3월까지 가입)와 3세대는 재가입 주기가 15년이며, 현재 판매 중인 4세대는 5년으로 해당 시기가 도래되면 그때 취급하는 상품만 가입할 수 있다.
초기 1·2세대 가입자들은 실손보험 표준화 전 자기부담률이 없거나 크지 않은 상품을 통해 의료비 지출 부담이 거의 없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치료도 제한 없이 보장받을 수 있다. 갱신 때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지만, 4세대 실손이 비급여에 대해 자기부담률을 30%로 올리면서 특약 가입으로만 보장한다는 점에서 과거 실손이 더 유리하다고 느낄 수 있다.
보험업계에선 초고령화 시대로 이들이 향후 병원에 더 많이 간다면 재정 악화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실손보험 가입자 중 다수는 보험료만 내고 소수만 보험금을 받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의 65%가 보험금을 받은 적은 없지만, 상위 9%가 받은 보험금은 대형 4개사 기준 약 80%였다.
과거 실손 가입자들이 혜택이 줄어든 5세대 상품으로 쉽게 넘어오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신규 상품으로 계약할 때 기존 해지 건에 따른 환급금에 추가금을 얹어주는 등의 일정 보상금을 주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1년 7월 4세대 실손을 판매할 당시에도 1년간 보험료 반값 할인 혜택을 줬음에도 과거 실손에서 갈아탄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해당 반값 할인을 연장해 제공했음에도 실효성은 없었다. 이에 5세대 실손에선 약관 개정이라는 강수를 두려고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발로 난항이 예상된다.
5세대 실손에서 크게 달라진 건 중증 및 일반 질환자를 구분해 환자 부담금액을 차등화한 것이다. 실손보험 급여(주계약)는 일반 질환자의 자기부담률을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과 동일하게 적용해 의료 지출 부담이 커지도록 했다. 4세대의 자기부담률이 약 6~12%이지만, 5세대는 약 9~36%로 대폭 늘어난다. 비급여(특약)의 경우 중증 질환자 대상으로 한 '특약 1'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일반 환자에게 적용할 '특약 2'에 대해선 보장 수준을 줄이면서 자기부담률을 높인다.
가령 4세대와 비교해 연간 비급여 보장한도는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축소한다. 통원 회당 20만원에서 통원 일당 20만원으로, 입원 회당 한도는 기존에 제한이 없었지만 입원(병·의원) 회당 300만원으로 한다. 비급여 환자 부담금액도 대폭 올려 입원은 30%에서 50%로, 통원에 대해선 최대 30%(3만원 한도)에서 최대 50%(5만원 한도)로 상향 조정한다.
또 보험금 미지급 사유에 해당하는 진료 항목을 기존 미용·성형 외 추가한다. 3대 실손보험금 누수 항목으로 꼽힌 도수·체외·증식 등 근골격계 치료, 비급여 주사,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 등이 포함될 수 있다. 4세대부터 도입된 비급여 이용량에 따른 할인·할증 차등화 제도도 시행한다. 이 제도는 갱신 시점에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을 수령하지 않으면 가입자들에게 약 5% 할인 혜택을 주지만, 300만원 넘게 보험금을 수령하면 최대 300% 할증한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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