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수장들이 세계 최대 바이오 분야 투자 행사인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행사장을 찾는다. 현장에서 직접 비즈니스 미팅을 갖고 협력 파트너와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으로, 임상 중인 유망 후보물질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매년 개최되는 전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컨퍼런스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 동향 파악은 물론 각 기업이 가진 유망한 기술 등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행사에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550여개, 참가자 8000명 이상이 모일 전망이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SK바이오팜 등의 대표가 오는 13~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존림 대표는 14일 메인 행사장인 더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올해 사업 계획과 중장기 비전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4E(Excellence)'를 주제로 내실 있는 성장을 거둔 배경도 설명한다. 4E는 존림 대표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직원들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선정한 슬로건으로 △고객만족(Customer Excellence) △우수한 운영효율(Operation Excellence) △최고 품질(Quality Excellence) △뛰어난 임직원 역량(People Excellence)을 뜻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표와 주요 임원들은 행사 기간 투자자·잠재 고객사와의 미팅도 진행한다. 회사의 차별화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알리고 사업 확대를 위한 네트워킹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과 서진석 경영사업부 대표가 14일 같은 행사장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의 개발 타임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2028년까지 9개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과 4개의 다중항체 신약 등 총 13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일정을 발표한다. 또한 지난해 월드ADC에서 공개된 CT-P70, CT-P71 등 ADC 항암신약을 포함한 신약 파이프라인의 개발 성과를 알릴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에 안착한 신약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를 기반으로 신규 모달리티를 활용한 본격적인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오는 2029년 첫 제품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신임 대표는 JPMHC를 무대로 첫 글로벌 행보에 나선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새 수장으로 합류한 제임스박 대표가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에서 올해 증설 완공 예정인 미국 ADC 생산시설을 소개하고, 송도 바이오캠퍼스의 공사 진척도와 비전을 알릴 예정이다. 회사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11월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된 김경아 대표가 참가한다. 공식 발표 계획은 없으나 비공개 파트너사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휴젤, 클래시스 등도 아시아태평양 트랙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한다. 바이오벤처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을 비롯한 연구개발 과제와 향후 기업성장 전략을 소개한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사업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올해 JPMHC에 참석해 비즈니스 파트너링에 나선다. 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수장들도 개별 파트너 미팅을 진행한다. 공식 초청을 받은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항암 신약 '네수파립'의 해외 시장 진출 모색한다. 유한양행은 김열홍 R&D 총괄사장, 오세웅·임효영·이영미 부사장이 참가해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한다. 한미약품은 최인영 R&D센터장이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참가하고, 알테오젠은 전태연 부사장이, 동아에스티는 김민영 동아에스티 대표와 유준수 R&D전략실장(전무)이 참석한다. 보령은 장두현 사장과 김봉석 R&D센터장이 참석한다.
일동제약은 최고운영책임자인 이재준 사장이 그룹의 항암 신약 개발 전문 회사인 아이디언스, 신약 물질 발굴 회사인 아이리드비엠에스 등 실무진들과 함께 참석한다. 이재준 사장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로 파트너링에 나설 계획이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임상 단계에 진입한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저분자 합성 신약은 ID110521156이 유일하고, 글로벌에서도 개발 진행 속도가 앞선 그룹에 속한다. 항암 신약 개발 회사인 아이디언스는 PARP 저해제 계열의 표적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베나다파립'의 기술수출을 노린다. 베나다파립은 지난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위암 치료용 희귀 질환 치료제로 지정을 받았다. 디앤디파마텍과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각각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글로벌 진출을 위한 미팅에 나선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와 관련된 파트너십 논의를 확대할 전망이다.
한편 올해 JPMHC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헬스케어 정책 변화와 함께 GLP-1 등이 관심을 끌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JPMHC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트렌드를 파악할 것"이라면서 "바이오기업들과의 일대일 미팅을 빼곡하게 잡았다. 다양한 협력사와 투자자들을 만나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