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원 포털'로 AI 쉽게 사용
KT, MS 코파일럿 플랫폼 조성
LG, 사내전용 워크에이전트 지원
KT, MS 코파일럿 플랫폼 조성
LG, 사내전용 워크에이전트 지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휴가 신청하고 데이터 분석, 마케팅 문구 아이디어까지.'
2025년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불러오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통신사들이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외 통신사들은 서비스·제품 활용에 그치지 않고, AI 기반 솔루션을 도입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가속하고 있다. 단순 질의응답부터 데이터 분석, 카피라이트까지 AI가 업무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통신 3사는 AI 관련 부서뿐 아니라 업무 전반에 AI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사업부서별로 AI 활용 아이디어를 내놓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를 통해 근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AI에 대한 투자대비효과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은 각 사업부에서 'AI 원(One) 포털'을 통해 SKT 자체 AI 서비스 '에이닷'뿐 아니라 챗GPT, 퍼플렉시티 등 필요에 따라 AI 프롬프트를 적용해 이용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내 포털을 구현, 복잡하게 흩어진 AI 모델을 원하는 대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은 SK C&C와 협업해 업무용 AI 에이전트인 '에이닷 비즈'도 본격 가동한다. 이달 중 베타테스트 개시가 목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보도자료 초안 작성 시 에이닷과 챗GPT를 활용하거나 AI 관련 부서에 업무 자동화 관련 요청을 하기도 한다"며 "AI 활용 우수사례를 공유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과제를 소개해 다른 사업부서에서 아이디어를 얻도록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방안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365 코파일럿 등 AI 생산성 플랫폼을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도 한다. MS와 협력하고 있는 KT가 대표적이다. AI를 통해 중요 일정 정리와 이메일 요약, 내부 문서 검색 등 반복적이고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식이다. 원드라이브와 쉐어포인트를 통한 문서 중앙화와 보안 정책 통합으로 체계적인 업무 환경도 조성했다. AI 협업도 가능해졌다.
KT 관계자는 "코파일럿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이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왔다"며 "기존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방식은 보안 문제 때문에 AI 도구가 문서를 읽을 수 없었지만, 문서를 중앙으로 모으면서 AI와 훨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비개발 직무 직원도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다. 사내 전용 'AI 워크 에이전트'가 대표적이다. AI 워크 에이전트는 서비스 접점 분야나 정보기술(IT) 지원 부서 등을 위한 AI 업무비서 서비스로, 수많은 매뉴얼이나 가이드를 외우지 않아도 '에이전트 지식 검색'을 통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마케팅 메시지를 도출해주는 'AI 카피라이터'도 활용한다. 성별이나 나이, 구매 성향 등 타깃을 설정하면 이용자의 감정을 반영한 메시지를 생성해준다. LG유플러스의 과거 마케팅 사례 효과를 판단해 최적 메시지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지난해 7월에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데이터 추출 업무를 돕는 데이터 솔루션 '아쿠아'를 상용화했다. AI가 질문을 이해하고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SQL 코드를 생성·실행한 뒤 답변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획자가 개발자에게 원하는 데이터 추출을 의뢰하고 확인했지만, 아쿠아 활용 이후 AI가 질문에 맞는 코드를 짜고 답변을 전달해 비개발 직무 직원도 손쉽게 필요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통신사들도 AI 활용에 적극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임직원 약 8만명을 둔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사내 정책이나 복리 후생 등 직원들이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답해주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도이치텔레콤은 AI 에이전트 'ask T'를 활용해 직원을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테스트도 하고 있다. ask T에 휴가 신청을 인사 SW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지시하는 식이다. 영국 보다폰도 MS와 협력해 '슈퍼 에이전트'를 통해 콜센터 직원의 업무를 돕는다. 보다폰은 생성형 AI 기반 가상 비서 '슈퍼 토비(TOBi)'와 함께 슈퍼 에이전트를 회사 전체에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AI 수익화 '올인' 전략을 펼치는 통신사들에 AI 업무 활용이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전반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생성형 AI의 혁신적인 기술 거버넌스와 데이터 생애 주기 관리, 인력 개발, 프로세스 통합 같은 지원 프로세스가 큰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조직의 유연성이 높아지고 변화 관리 역량이 강화되면, 확장 속도를 높이고 새 가치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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