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짧은 동영상) 전문 플랫폼인 틱톡이 조만간 미국 내에서 사용금지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미 연방대법원이 일명 '틱톡 금지법' 시행을 허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틱톡 금지법'은 틱톡의 중국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오는 19일부터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중국이 틱톡을 통해 미국인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여론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미 의회에서 지난해 4월 통과됐다. 틱톡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 모두 국가 안보 우려가 정당하기 때문에 법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고, 이후 틱톡은 연방대법원에 법 시행을 긴급하게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틱톡 금지법'에 대한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틱톡 측은 '틱톡 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고, 미국 정부가 제기한 국가안보 침해 가능성만으로 법 시행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 정부 측은 틱톡은 중국이 수백만 미국인을 상대로 정보 수집, 여론 조작, 협박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고 반박했고, 외국(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제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일 뿐 표현을 규제하는 내용이 아니라고 반론을 폈다.
NYT는 대법관들이 틱톡 변호인의 표현의 자유 침해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대법관 대부분이 틱톡의 주장에 의구심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사안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 아니라 바이트댄스의 틱톡 소유를 겨냥한 것으로 봤다고 분석했다.
구두변론에서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과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틱톡이 아니라 중국 모회사 바이트댄스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고, 브렛 캐버노 대법관도 중국 정부가 틱톡이 수집하는 정보를 남용할 위험을 경계했다.
진보 성향의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은 틱톡이 바이트댄스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대신 자체 알고리즘을 만들지 않는 이유를 질문했고, 또 다른 진보 성향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틱톡과 중국 모회사의 관계를 끊는 것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미국인들이 외국 테러단체와 어울리지 못하게 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했다.
현재 중국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대법원에서 틱톡금지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 틱톡은 오는 19일부터 금지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