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가 10일(현지시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5도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
WMO는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와 미 항공우주국(NASA) 및 국립해양대기청 등 세계 6개 기상 관측기구로부터 받은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은 상승치를 확정했다.
기구별 상승치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ECMWF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1.6도 상승, 영국 기상청은 1.53도 상승이라는 관측 결과를 내놨다.
1.5도는 국제사회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에서 설정한 마지노선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시 국제사회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밑으로 유지하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연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1.5도 이상으로 상승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전까지 가장 더웠던 해는 2023년(산업화 이전 대비 +1.48도)이었다.
WMO는 지난해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넘어선 것은 아직 일시적 현상이라고 봤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세운 목표는 장기적 추세를 염두에 둔 것이므로 지난해 한 해만으로 목표가 깨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과학자들은 2023년 시작된 엘리뇨 현상이 지난해의 기록적인 기온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엘리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면서 산업화 전과 비교해 1.5도가 넘는 기온 상승이 지속될 시 지구 생태계에 회복이 불가능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로 3000억달러(한화 약 440조원)가 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AFP는 전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세계 각국이 힘을 합쳐 조속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WMO의 평가 결과는 지구 온난화가 냉정하고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며 "1.5도 임계치를 초과했다고 해서 목표가 끝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올바른 궤도로 돌아오기 위해 전 세계가 더욱 강력하게 싸워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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