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독감과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노로바이러스 등 각종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보면 올 겨울 들어 미국 전역에서 보고된 독감 환자 수는 최소 530만명이다.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지만, 영유아가 걸릴 경우 폐렴 등 중증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RSV에 감염된 환자도 적지 않았다. 또 구토와 설사, 복통, 오한, 발열 등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 발병 사례는 지난달 초 91건에 달했다. 여기에 지난 6일 조류 인플루엔자로 사망자 1명이 발생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독감과 더불어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CNN은 "HMPV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서 상기도 또는 하기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며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에서 많은 사례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마가렛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HMPV는 새로운 바이러스는 아니다"라며 "겨울과 봄에 유행하는 일반적인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반적인 현상이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영향으로 그동안 잠잠하던 바이러스들이 한꺼번에 유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독감과 함께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 수는 99.8명으로, 전주의 73.9명보다 1.4배 늘었다. 2016년 86.2명을 기록한 뒤 최고 수준이다.
질병청은 독감 환자 급증 원인으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독감 환자가 거의 없었던 점, 지난해 10월 이후 연말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다가 최근 한파 등으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점 등을 꼽았다.
질병청은 이번 독감은 향후 1~2주 이후 유행의 정점이 지나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지난해 8월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세를 나타내다 최근 4주간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 역시 인플루엔자 유행은 정점을 지나가고 있으며, 코로나19 환자 수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적극적인 독감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발열을 동반한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집에서 쉬고, 불가피한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며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꼭 챙겨맞아야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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