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고자 하는 신소재, AI로 `뚝딱`…80% 정확도로 재료물질 예측

입력: 2025-01-12 12:00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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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AI 기반 전구체 예측법 개발
2만건 논문 학습..범용적 활용 가능성

내가 만들고자 하는 신소재, AI로 `뚝딱`…80% 정확도로 재료물질 예측

한국화학연구원은 목적 물질의 화학식 정보만으로 합성에 필요한 최종 재료 물질을 예측하는 AI를 개발했다. 화학연 제공.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새로운 소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물질을 찾아주는 AI가 개발됐다. 만들고자 하는 물질의 화학식을 제시하면, 물질 합성에 필요한 전구체 물질을 80% 이상의 정확도로 자동 탐색·예측해 준다. 복잡한 구조와 다양한 원소로 인해 유기 소재에 비해 합성 경로를 찾기 어려운 무기 화합물 소재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나경석 박사 연구팀이 박찬영 KAIST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목적 물질의 화학식 정보만으로 합성에 필요한 최종 재료물질(전구체 물질)을 예측하는 AI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전구체 물질은 목표 물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최종 재료 물질을 뜻한다. 기존 전구체 물질 탐색은 전문가의 직관을 바탕으로 탐색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또한 원하는 소재 합성를 합성하려면 중간 물질을 먼저 찾아야 하는데, 반복적인 실험 없이 AI를 활용해 찾으려는 수요가 높다.

하지만 기존 AI 기반 예측 기술은 신약 등 유기 소재에 집중된 반면, 무기 소재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기술은 무기 소재의 복잡한 3차원 구조 대신 어떤 원소들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종류와 비율을 살핀다. 이어 이런 원소들과 목적 물질 간 열역학적 형성 에너지 차이를 계산해 합성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나는 전구체를 찾아낸다.

연구팀은 전구체 물질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화학 데이터에 특화된 심층 인공신경망을 통해 2만 건의 논문에 보고된 소재 합성 과정과 전구체 물질 정보를 학습시켰다. AI는 10번 중 8번 이상 합성에 필요한 전구체 물질을 예측해 냈고,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을 통해 100분의 1초 이내의 매우 짧은 시간으로 전구체 물질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학습 데이터셋을 확장해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높여 내년 웹 기반 공공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나경석 화학연 박사는 "기존 전구체 물질 예측 AI가 특정 물질 종류에만 적용이 가능하던 것을 목적 물질의 종류에 상관없이 범용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게 차별점"이라며 "전구체 물질뿐 아니라 소재 합성 과정까지 모두 예측해 주는 'AI 기반 소재 역합성 완전 자동화' 구현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달 AI 분야 국제 학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에 발표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