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이 '아바나 증후군'의 적대국 세력과의 연계성이 낮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에 근무하던 외교관과 가족이 집 주변에서 귀를 찢는 소음으로 어지러움, 이명, 구토 등의 증상을 겪으면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 적대국 세력의 음파나 마이크로파 공격 의혹을 제기해 왔고, 바이든 대통령도 유사한 공격을 받았다는 주장이 퍼지기도 했다.
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해외에 파견된 미국 외교관과 정보당국자 등이 겪은 것으로 알려진 아바나 증후군의 배후에 적대국 세력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7개 미국 정보당국 중 5개 기관이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아바나 증후군은 미국 쿠바 대사관에서 시작된 이후 세계 각국에 파견된 미국 외교관들이 비슷한 사례를 겪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러시아 등 적대국 배후설이 확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7개 정보기관 합동으로 사례조사에 착수했지만, 외국의 적이 연관됐을 가능성은 밝혀내지 못했다.
AP통신은 다만 7개 중 2개 기관은 적대국 세력이 아바나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거나 배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러시아 등 적대국의 무기 개발 능력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바나 증후권 발생 장치로는 음향 에너지나 마이크로파 등이 거론됐다.
한 기관은 이런 무기나 시제품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봤고, 또 다른 기관은 적국이 그런 무기를 개발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미국 당국에 보고된 사례에 사용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이에 대해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조사 결과는 "일부 정보기관의 주요 판단 변화"를 보여준다며 추가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정보 당국자는 다른 정보기관들은 적국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더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외국 정부와 특정 사건을 연결할 어떤 정보도 없다고 밝혔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