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근 사무총장 경질 이후 깊어진 감정의 골
허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는 이 의원의 부하가 아니다"며 "저에 대한 음해와 모략은 모두 거짓"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개혁신당 사태의 본질은 허은아가 이 의원의 '상왕정치'에 순응하지 않고 사무총장 임면권을 행사하려 했기에 벌어지는 일"이라며 "김 전 사무총장 수용이 '이준석 상왕정치'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대표 선출 이후 이 의원이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김 전 사무총장을 추천했는데 염두에 뒀던 사무총장이 있어 김 전 사무총장을 거절했다"며 "그러나 이 의원이 여러 차례 강하게 요구했고 결국 수용했다"고 했다. 허 대표는 이 의원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김 전 사무총장을 통해서만 할 수 있었고, 김 전 사무총장이 자신이 아닌 이 의원에게 업무를 받는 등 대표 권한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난 허 대표는 허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부 당직자들에 대해 "사무처 당직자들을 만나게 됐을 때 저를 피하고 직접 보고를 받을 수 없던 상황이었다. 김 전 사무총장이 있을 때 말 못하다가 그 분이 해임된 후 그런 성명서를 냈는지 의구스럽다"며 "여전히 만나주지 않으시고 사무실로 직접 가는 것도 불편하다 해서 가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허 대표의 기자회견에 즉각 반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기자회견 하면 뭐하냐. 당 리더십에 대한 구체적 비전이나 설명 없이 지난 8개월 동안 항상 똑같다"며 "사람들이 나를 무시한다는 등 사실관계와 맞지 않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비튼 내용을 아무리 말해봤자 주변의 조소만 누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자신이 중립을 지켰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저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총선 뒤 고생한 사람들에게 역할을 나눈다는 의미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았다"며 "지도부 출범 이후 저는 누군가가 물어보면 답하는 것 외에 절대 먼저 의견을 낸 적도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허 대표가 자신이 필요할 때만 연락을 취해 왔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일정 시점 이후로 전화상으로는 더더욱 신뢰가 가지 않아 어떤 이야기도 남기지 않았더니 의원실 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오는 일이 빈번했다"며 "망상으로 계엄한 광인 하나 때문에 국가가 혼란한데 망상을 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있을 때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했는데도 22대 총선에서 또 다시 비례대표를 받으려 했다며 "누군가가 비례 달라고 선거 중 찾아와 울면서 난리쳤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허 대표는 기자들에게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참 다르구나라는 걸 느꼈다"며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에게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는 않겠지만 같이 있던 김 사무총장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에 "거짓으로 답하는데, 허 대표가 비례대표 출마를 다시 하겠다고 해서 '2연속 비례는 말도 안 된다'고 했다"며 "안쓰러워서 지역구 선거 뛰는 게 두려우면 동탄 옆 오산을 뛰면 지원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무시하고 영등포 간 게 팩트"라고 재반박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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