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계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당대표를 겨눠 '공세에 공세'를 거듭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한달도 안 돼 국민의힘 지지율 회복이 감지되자 '위헌·내란' 시비로부터 반전을 꾀하는 셈이다.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 사례를 만들고, 일반인도 내란선동죄 고발 대상으로 삼는 민주당의 거듭된 '무리수'를 파고들고 있다. 형법상 내란죄 쟁점을 탄핵심판에서 철회하고 비상계엄 위헌 등을 다투기로 한 야당 측을 '조기 대통령선거 조급증'으로 꼬집은 바도 있다.
앞서 11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관 사무만 관장할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국회(긴급현안질문)에 나와 계엄(포고령)의 헌법 위반을 논했다"면서 "이재명 세력의 권력욕이 사법체계와 공권력의 혼란을 유발하고 그 혼란이 사회 갈등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한차례 폐기된 '내란 특검법'에 외환 혐의를 더해 재발의한 데 대해선 12일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윤 대통령이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유도하려고 한 혐의'라면서 대북확성기 가동과 대북전단을 이유로 추가했다"며 "안보를 내팽개친 매국적 특검법안"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민주파출소'로 카카오톡 단체방 등 계엄옹호·가짜뉴스 신고를 받고 일반인도 내란선동죄로 고발할 수 있다고 예고한 것엔 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논평으로 "카톡 계엄령"이라며 "전국민 카톡 검열은 국민의 사상을 '감금'시키겠다는 반헌법적 선언"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이른바 '내란선전죄, 나도 고발해줘' 캠페인을 진행한다며 '탄핵 무효'를 주장한 나경원 의원이 1호 피고발자를 자청했다고 알렸다. 같은 5선 중진인 김기현·윤상현을 비롯한 현역의원들이 SNS를 통해 이른바 '카톡 계엄령' 공세에 가세하기도 했다.
앞서 친윤계 의원 10여명이 "비상계엄 합법" 장외 집회에 동참하고, 한남동 관저 앞에 의원 40여명이 집결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도 시도한 바 있다. 이같은 '태세 전환'은 일부 전화ARS(자동응답) 기반 업체에 이어 전화면접에서 보수 결집세가 감지된 영향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갤럽 자체 여론조사(지난 7~9일·전국 1004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이통 3사 제공 안심번호·전화면접·응답률 16.3%·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3주 전 조사대비 10%포인트 오른 34%, 민주당은 12%포인트 내린 36%로 격차가 급감했다.
이념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층은 약 33%로, 3주 전보다 6%포인트 가량 늘기도 했다. 한국갤럽은 "양대 정당 구도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간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업체는 윤 대통령 직무평가 설문은 멈춘 상태로, '대통령 지지율' 설문과의 액면 비교는 경계했다.
한편 야권은 강경 압박을 이어간다.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는 민주당 주도로 대거 증인채택에 이어 14일 국방부와 군, 15일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기관보고 이후 현장조사 2회·청문회 3회를 진행한다.
6개 야당은 '내란 특검법'이 한차례 폐기된 후, 윤 대통령에 대한 외환유치죄 혐의를 추가하고 특별검사 추천권을 야당 아닌 대법원장이 갖게 한 두번째 특검안도 발의했다. 이르면 14일, 늦어도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16일 본회의에 특검법을 상정·처리하겠단 방침이다.
당 일각에선 중도층 반감도 살피고 있다. 김영진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문제 등을 과도하게 나가는 건 절제하자"며 "전략적 인내"를 권했다. 정성호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다수당이 경제·민생과 국정안정을 주도하는 모습이 부족했단 취지로 쓴소리했다.
한기호·전혜인 기자 hkh89@dt.co.kr
지난 1월9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해 질문을 마친 뒤 의원들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