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스캠코인' 의혹 제기 직후
10일 1시간 만에 16.33% 뛰었다
하루도 안돼 고가比 15.09% ↓
"초유의 사태… 정상적인 일 아냐"
10일 1시간 만에 16.33% 뛰었다
하루도 안돼 고가比 15.09% ↓
"초유의 사태… 정상적인 일 아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네스트리가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세가 급등하는 등 요동쳐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선 "흔치 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네스트리는 정보기술(IT) 기반 블록체인기술 전문기업 네스트리미디어그룹이 출시한 가상화폐다. 블록체인 기반 커뮤니티에 특화된 메신저 서비스를 내세우며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중 빗썸과 코인원에 상장됐다.
1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네스트리가 스캠 코인(사기 암호화폐) 의혹이 제기됐으나 빗썸에서 거래량과 가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0일 한 매체는 네스트리가 현재 주력 사업인 메신저는 사실상 운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네스트리 보유량에 따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네스트리몰'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알렸다. 해당 기사는 9일 오후 4시쯤 유료 사이트에서 송출되기 시작했고, 10일 오전 10시부터는 포털사이트에서도 검색이 가능했다.
기사 출고 전후를 기점으로 네스트리의 시세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빗썸 기준 네스트리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내림세였다. 15일 고가 기준 개당 6.3원이었던 네스트리는 최근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며 4.3원까지 주저앉았다. 고점 대비 31.74%가 빠진 셈이다.
그러나 10일 0시부터 거래량이 집중되며 시세가 빠르게 급등했다. 한 시간 만에 16.33%가 올라 5.0원에 거래됐다. 이후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오전 10시엔 다시 10%대의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0시대의 금액(4.99원)으로 회귀했다. 오후에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던 네스트리는 결국 이날 종가 4.5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고가 대비 15.09%가 빠졌다.
거래금액도 급증했다. 지난 9일 기준 빗썸에서의 네스트리 거래금액은 3290만원 수준이었으나 10일엔 24억1500만원으로 폭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고가를 기록했던 15일(6억8818만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며 최근 1년 기준 거래금액 상위 4번째에 해당한다.
코인원에선 네스트리의 시세와 거래량에 변동이 거의 없었다. 이는 네스트리의 물량 대부분이 빗썸에서만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기준 빗썸에서의 네스트리 거래량은 99.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코인원은 0.5%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선 유동성 공급자(LP)가 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에는 유동성 공급자가 들어올 수 없다"며 "거래소마다 물량에 차이가 있고 투자자가 활발하게 거래하지 않는 점 등의 문제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인원에선 사실상 네스트리가 거래되지 않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네스트리미디어그룹 측은 "메신저 서비스는 리뉴얼을 진행 중이고, 네스트리몰은 네스트리의 주력 사업이 아닌 부가 사업"이라며 "네스트리는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악재성 이슈라도 무관심보단 낫다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려갈 때 매수세가 들어오면 흔히 말하는 '설거지'(특정 세력이 시세를 조종해 물량을 일반 투자자에게 넘기는 행위)를 해서 초단기 단타로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들어왔다는 의미로 봐도 무방하다"며 "정상적인 거래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과거엔 악재성 이슈가 발발해도 코인 가격이 급변동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처음 본다"고 전했다.
네스트리를 투자 유의종목 지정 검토 여부와 관련해선 빗썸과 코인원 모두 "알려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양측 관계자들은 "검토 여부 언급 자체가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다만 빗썸은 '입금량 급등'을 이유로 네스트리를 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