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녀 ETRI 사이버보안연구본부장
![[기고] `데이터 주권` 위한 차세대 보안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1302102369807001[1].jpg "[기고] `데이터 주권` 위한 차세대 보안 필요하다")
ETRI는 개인 데이터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트러스트 데이터 커넥톰'(Trust Data Connectome)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신뢰기관 없이도 데이터 암호화 키를 교환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불과 320ms(밀리초) 이내에 암호 키 교환을 완료할 수 있는 성능으로 실용성을 입증했고 기존 기술 대비 혁신적인 성과로 인정받았다.
또한, 데이터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영지식 증명(ZKP) 기반 기술을 통해 데이터 거래 중 민감한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설계된 점도 큰 장점이다. 데이터의 중요도에 따라 검증 수준을 조정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헬스케어, 자동차 주행 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보안과 효율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데이터의 안전한 유통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취약점을 개선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이를 개발진과 협력하여 보완함으로써 탈중앙화 환경에서도 안전성을 보장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관심을 둬야 할 점은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대에 대비한 연구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양자컴퓨터의 중첩성과 복제 불가능성을 활용한 새로운 암호체계 개발을 통해, 기존 양자내성암호(PQC)와 양자키분배(QKD)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보안 기술을 향후 선보일 계획이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히 양자컴퓨터의 위협을 방어하는 것을 넘어, 양자 특성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정보 보안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물론,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대에 대비해 데이터 보안 연구 추진 시 대표적으로 양자컴퓨터의 위협 인식과 기회 활용을 상정해야 하고 국제표준화와 상호운용성, 새로운 위협 모델 고려, 데이터 주권과 개인정보 보호 등 다양한 범위에서 유의 사항 등을 지켜야 할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전례 없는 연산 능력을 제공하며, 기존 암호체계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면 보안의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필자와 연구진은 양자컴퓨터를 동반자로 삼아 미래 데이터 보안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데이터 주권은 단순히 기술적 도전 과제가 아니라, 우리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 ETRI는 세계 최초의 기술 개발, 상용화 등에서 증명된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데이터 보안 기술에서도 새로운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 주권 강화는 물론, 양자컴퓨팅 시대를 대비한 기술 개발을 통해, 개인과 사회가 모두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앞장설 것이다.
필자는 우리가 만든 최첨단 보안기술이 미래 사회의 기반과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안전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차세대 보안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더욱 커져야 할 것이다. 연구진도 이에 게을리 할 틈 없이 미래 데이터 보안연구 추진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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