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이슈잇슈] 자영업자들 한숨 "노쇼 피해요? 예약 손님 자체가 없어요"](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1302109919036001[1].jpg "[박상길의 이슈잇슈] 자영업자들 한숨 \"노쇼 피해요? 예약 손님 자체가 없어요\"")
![[박상길의 이슈잇슈] 자영업자들 한숨 "노쇼 피해요? 예약 손님 자체가 없어요"](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1302109919036001[2].jpg "[박상길의 이슈잇슈] 자영업자들 한숨 \"노쇼 피해요? 예약 손님 자체가 없어요\"")
평일 오후 7시. '맛집'으로 알려진 한 수원의 한 유명 고깃집을 방문하고 깜짝 놀랐다. 연말 연초 예약한 사람들로 가득 차 북적거리고, 고기 굽는 연기로 후끈거려야 할 식당 내부가 썰렁했다.
기자가 방문한 시각 이 식당의 손님은 단 2팀(8명)에 불과했다. 평소 앉을 자리가 없던 2개의 예약실은 손님이 아예 없었다. 자리도 많고 기자의 가족 인원이 6명으로 많았던 지라 목이 좋은 예약석에 앉으려고 했지만 직원은 춥다며 한사코 말렸다.
이내 직원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메뉴 주문 전까지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기자의 가족이 주문을 한 지 얼마되지 않아 먼저 온 손님은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빠져나갔다. 이후 기자의 가족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손님은 한 팀도 들어오지 않았다.
식사 내내 텅 빈 식당을 둘러보며 기자의 부모님은 "요즘 경기가 많이 어려운데 (고기) 가격이 세니 손님이 오기 어렵긴 하겠네"라고 말했다. 근처의 식당들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한 식당 자영업자는 노쇼도 문제가 크지만 요즘은 예약 손님 자체가 아예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저소득 자영업자를 넘어 중소득·고소득 자영업자까지 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소득(상위 30%) 자영업자의 지난해 3분기 말 대출 연체율은 1.35%로 집계됐다. 2015년 1분기 1.71%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소득 자영업자 연체율은 2023년 4분기 0.98%에서 지난해 1분기 1.16%로 올라선 후 2분기 1.09%, 3분기 1.35% 등으로 줄곧 1%를 웃돌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서비스업 경기가 얼어붙은 2020~2021년에도 연체율이 0.5% 안팎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높은 수치다.
지난해 3분기 말 고소득 자영업자 차주는 146만7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46.9%를 차지했다. 대출 잔액도 737조원에 달해 저소득 자영업자(133조1000억원)나 중소득 자영업자(194조3000억원)보다 월등히 많았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전체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중소득 자영업자 사정도 좋지 않았다. 중소득은 소득 상·하위 30%씩을 제외한 나머지(30~70%) 소득 수준을 의미한다. 지난해 3분기 말 중소득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3.04%로, 역시 2015년 1분기(4.76%)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022년 1%를 밑돌던 연체율이 2023년 1%대로 올라서더니 지난해 2%대를 거쳐 3%대까지 치솟았다.
저소득(하위 30%) 자영업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대출 연체율은 1.68%로 집계됐다. 2014년 2분기(1.83%)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지난해 3분기 말 전체 자영업자 연체율이 1.70%로, 2015년 1분기(2.05%) 이후 최고라고 밝혔다. 같은 시기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1.55%에 달해, 2013년 3분기(12.02%) 이후 11년 만에 최고였다.
전문가들은 경제 활성화 정책에 방점을 두되 자영업자만을 위한 선심성 대책을 쏟아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을 지키는 방법밖에 없다. 소상공인의 개념을 과거 진짜 어려웠던 시절처럼 '가난' 내지는 '구제'해야 할 대상으로 등치시키는 것은 잘못된 관점"이라며 "소상공인 중에서도 고소득자가 상당하는 등 옥석이 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마구잡이식 선심성 정책을 써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조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에 방점을 두고 '노쇼'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전국민적인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방법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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