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는 최근 연구소 보유기업 중 표본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연구개발전망조사(KOITA RSI)를 실시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RSI는 기업들의 내년 R&D 투자 계획을 파악하기 위해 통상 전년도 11월에 진행된다. 다만 이번에는 2024년 12월 초를 기점으로 국내의 정치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기업의 심리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동일 표본을 대상으로 재조사를 했다.
그 결과 12월 조사에서는 11월 대비 투자 RSI가 15p 감소한 79.6, 인력 RSI가 9.5p 감소한 84.2로 집계됐다. 2013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RSI 지수가 9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외 정치,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중돼 산업계 R&D 투자 심리 위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2월 투자 RSI를 기업 유형별로 살펴봤을 때, 대기업이 17.3p 하락한 80.3을 기록하며 타 유형 대비 큰 낙폭을 보였다. 중견기업은 10.7p 하락한 85.6, 중소기업은 14.2p 하락한 73.8을 기록했다.
인력 RSI의 경우 대기업이 12.1p 하락한 85.9, 중견기업이 7.4p 하락한 84.3, 중소기업이 6.6p 하락한 81.1로 확인됐다.
산업별로 보면 대부분의 산업에서 올해 투자 전망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두드러졌다. 특히 건설(-30.9p), 서비스(-27p), 정보통신(-28p), 화학(-21.5p) 산업의 투자 RSI 낙폭이 크게 나타났다.
반면 소재 산업의 경우 오히려 확대됐다. 산기협이 11월 대비 긍정적인 답변을 준 기업들을 대상으로 추가 유선조사(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특허 출원 및 등록 결정, 대표의 의지 변화, 신규 사업기회 확보, 사업아이템 증가 등 개별적인 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RSI도 전 산업에서 수치 하락을 보였다. 서비스 산업은 확대(101)에서 축소(76)로 전환되며 가장 큰 하락(-25p) 폭을 보였다.
산기협은 기업들이 현 상황의 안정을 기대하면서도 내수부진에 더해 국가신인도 문제, 국제관계 불안 등이 가중돼 R&D 투자 여력이 없음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정치적 혼란에 따른 정부지원 R&D 예산의 미집행 및 축소 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고서곤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일수록 정부는 기업에게 R&D 정책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기업의 R&D 투자 의지가 꺾이지 않고 다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 R&D 지원사업 및 조세지원 등의 확대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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