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13일 더불어민주당의 강경 노선을 두고 "'계엄내란죄'의 반사이익을 한달도 채 안 돼 국민의힘에 뺏기는 민주당의 자화상을 민주당만 여전히 모르고 있다"며 "이재명(민주당 대표)에게 아부하느라 나훈아의 5·18 '엄니'(광주민주화운동 헌정곡·1987년작) 까지 팔아먹으면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전병헌 당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으로 "민주당이 계엄(12·3 비상계엄 사태)을 막은 게 아니라 국민이 막은 것이다. 계엄령 내란으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반토막이었는데, 한달도 채 안 돼 지지율이 계엄내란 이전으로 원상복귀된 게 무엇 때문인지 민주당만 알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새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유튜브 채널 '새미래민주당' 중계영상 갈무리>
그는 "나훈아씨가 (좌·우 진영대립을 시사하며) 왼팔 보고 '니는 잘했나'고 했다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발끈했다. 나훈아의 말이 그들의 아픈 부분을 찌르긴 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이는 비단 나훈아만의 생각이 아니다. 이게 '일반국민의 상식적인 생각'이란 것을 민주당만 부정하고 있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가황' 나훈아는 10일 서울 고별 공연에서 자신의 양팔을 들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면서 왼팔을 가리켜 "니는 잘했나"라고 빗댔다. 이어 "우리 어머니는 형제가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고 했다"며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를 위해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정치권을 질타했다.
나훈아는 지난달 7일 대구 콘서트에선 "요 며칠 전 밤을 꼴딱 새웠다"며 계엄의 밤을 회고했다. "공연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됐다. 집회가 금지된단다. '우짜면 좋노' 싶더라", "새벽에 계엄 해제가 되는 걸 보고 술 한잔 하고 잤다"는 것이다. '정치의 근본'을 물으며 "국민 생명을 보호하고 배곯지 않게 하는 게 원리"라고도 했다.
민주당에선 최근 발언에만 날을 세웠다. 김원이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으로 "나훈아 참 웃긴 양반일세"라며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라고 비난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계엄사태를) '우도 문제지만, 좌 너는 잘했나'와 같은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의 정의는 어디에서 찾나"라며 "신중한 발언"을 요구했다.
이에 전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이 (나훈아에게) '내란을 가만히 두라는 말이냐'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이 내란을 그냥 두고 있지 않다'는 건 세상이 다 알고 있다. 내란 당사자는 탄핵 의결됐고, 법의 심판을 앞두고 있다"며 "실패한 계엄의 반사이익을 국민의힘이 누리는 게 정상인가. 그것도 민주당 탓이 아니란 말이냐"고 반박했다.
그는 "실패한 계엄령의 반사이익을 야당이 보는 게 아니라 계엄당에 헌납하고 있는 현실은 블랙 코미디를 넘어 기상천외한 일"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방탄에만 정신머리가 쏠려 여전히 정상적 상황판단을 못 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재명에게 아부하느라 나훈아의 5·18 '엄니'까지 팔아먹으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지난 1월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시민들이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 - 라스트 콘서트' 입장을 기다리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나훈아는 지난해 2월 가요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약 1년 동안 투어 콘서트를 통해 대전, 강릉, 안동, 진주, 인천, 광주 등 전국 각지의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해왔다. 나훈아는 이번 무대를 끝으로 마이크를 내려놓고 가수 생활을 마무리한다.<연합뉴스 사진>
전 대표는 또 A형 독감과 미국·중국발 감염병 확산세를 우려하며 "정부 기능 마비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이재명 민주당은 입만 열면 '민생' 립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심각한 호흡기질환이나 국민 건강 문제엔 눈꼽만큼의 관심도, 대책 촉구도, 단 한마디 말조차 없다. 오로지 내란·탄핵·방탄 단어 말고는 아는 게 없다"고 제1야당 귀책론을 폈다.
그는 "정부는 질병관리청을 통해 지난달 20일 바이러스 유행 주의보를 내린 게 고작"이라며 "정부·여당이 무능한 건 새삼스럽지 않지만 '광란의 탄핵'으로 정부를 준마비 상태로 만들어놓은 민주당의 무관심·무능도 개탄스럽다"며 "아무리 국민 건강·생명 문제가 이재명 방탄과 무관해도 제1당으로서 최소한 책임과 역할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에 방역수칙 강화·백신확대 지원책 마련을 촉구한 한편 "이재명 민주당은 '수권정당'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며 "호흡기 질병 확산 속 찬탄이든, 반탄이든 모두가 우리 국민이다. 엄동설한에 시민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윤석열·이재명, 무능하고 욕심만 많은 공수처의 반(反)인간적 고문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쏘아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