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위 전체회의…우크라 '북한군 포로' 전황 등 국정원 보고 명목으로 열려
민주 "12·3 내란 한달 넘게 국정원 본연 직무보고 없어…내란·외환 공개보고를"
국힘 "공개 부담" "수사·재판기관이 판단" 거부…양당 간 고성 다툼속 비공개
여야가 1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둘러싼 '내란죄 대치'를 이어갔다. 정보위는 이날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중 생포된 북한군 등 전황 관련 보고를 받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야당에서 국정원에 비상계엄 사태 관련 공개 보고를 요구하고 여당은 반대하며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소속 신성범 정보위원장이 이날 국정원 현안 보고에 앞서 회의 비공개를 선언하자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에서 비공개로 간담회를 요청했는데, 심대한 직무 유기가 있다"며 "12월 3일에 내란이 일어난 지 한달이 지났음에도 국정원에서는 본연의 직무와 관련한 어떤 보고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중요한 건 진행 중인 내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것"이라며 비상계엄 내란·외환 혐의 보고를 위한 공개 회의를 요구했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박선원 의원도 "국정원의 가장 중요한 직무 중 하나가 내란죄, 헌법상 군 반란죄, 외환죄에 관한 정보의 수집 및 배포"라며 "정보위 보고는 의무"라고 공개회의 요구에 가세했다.
신 위원장은 "오늘 회의를 현장에서 공개하기엔 굉장히 부담감을 느낀다. 국정원이 내란·외환 정보를 사전 수집할 의무와, 그 과정에서 어떻게 했는지 비공개에서 따졌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국제정세, 북한 동향 현안보고란 점을 들어 "정보위가 이런 내용을 다룰 때 공개한 적이 없다"고 거들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인지 외환인지에 대해선 결국 수사기관과 재판기관이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정원이 내란죄에 연루됐다고 지난번 회의를 보이콧해놓고, 또다시 보고를 받겠다고 하면 앞뒤가 맞냐"고 꼬집었다. 박선원 의원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라고 맞받으며 고성이 오갔다.
여야 설전 속 신 위원장은 직권으로 회의를 비공개 전환했다.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선 국정원이 비상계엄 이후에 관련 정보 수집·배포 보고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국정원장의 직무유기에 대해 지적했다"며 "조태용 국정원장은 '역량과 인력이 없었다, 국내 정보 업무를 할 수 없었다'는 답변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또 박 의원에 따르면 조 원장은 지난달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위원들을 집결시킨 국무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했다. 또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 대해 본인이 사표 요구를 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불법 지시를 받았다는 내용을 폭로한 바 있다.
여당 측은 홍 전 차장 귀책에 무게를 실었다. 이성권 의원은 조 원장이 "홍 차장이 계엄 이후 찾아와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는 건의를 했는데 특정 정당의 대표를 만나는 것이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는 생각을 해서 '같이 일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해 사표를 건의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이 출석한 가운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