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무처는 13일 김 의원을 행안위에서 농해수위로 사보임한다고 통지했다. 김 의원이 빠진 행안위에는 기존 농해수위 소속이었던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보임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김 의원에게 '경찰 출신 등 수사에 전문성이 있는 의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사보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담당하고 있다.
지도부가 전문성을 이유로 사보임을 요청했고 김 의원이 이를 받아들였지만 당론을 따르지 않은 게 상임위 조정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물론 국회로 돌아온 '쌍특검법'(내란 일반·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에서 부결 당론을 따르지 않고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특히 김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갑이 농해수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에서 '좌천성' 인사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요구하면 따라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분명히 있다"며 "사보임 사유로 들었던 게 '수사에 대응해야 하니 경찰 출신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는데 수사 대응에는 법조인도 필요하지 않겠나. 행안위에 법조인은 저 하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시 "바람이 있다면 제가 어떤 상임위에 속하는가는 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울산 남구갑 주민들의 바람과도 연결돼 있는 만큼 이후 배정받을 상임위가 지역구 특징을 반영할 수 있는 곳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소속 지역구 지방의원들로부터 탈당 요구도 받았다. 국민의힘 소속 이장걸 울산시의원, 이정훈·이소영 남구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한 보수의 가치와 통합을 위협하는 김 의원은 탈당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의원의 행보는 당론을 무시하고 지역 민심과 이반되며 국민의힘 통합을 심각히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지방의원들의 주장과 요구를 하나씩 반박하며 탈당 요구를 일축했다. 김 의원은 "오랜 기간 정을 나눈 시·구의원들의 탈당 요구에 큰 아픔을 느끼고 그 생각을 존중하며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탈당 요구로 내세운 사유들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유불리, 진영논리 등을 이유로 탄핵을 반대하고 윤석열과 결별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보수의 가치에 반하는 반보수적 행동이며 국가를 파탄 내고 국민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로부터도 탈당 요구를 받았지만 거절한 바 있다.
당론이 헌법과 국회법보다 중시될 수 있느냐는 정당사에서 오래된 논쟁거리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탈당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헌법 제46조 2항은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회법 제114조 역시 '의원은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당에 들어오겠다는 건 정당의 정체성이나 가치, 이념에 동의한다는 것"이라며 "헌법기관으로서 양심에 맞게 표결한다는 것과 당의 기본적인 규칙을 전혀 안 따르겠다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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