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은행 빗장 풀리자 대출 폭주… 인뱅은 `오픈런`

입력: 2025-01-14 17:00 주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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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분기 기관 대출행태 조사
-1 기록 전분기 대비 26p 올라
작년 4분기보다 주담대 등 완화
가계·기업 수요 모두 증가 전망

새해들어 가계대출 관리 부담에서 벗어난 은행들이 대출 빗장을 풀고 있다. 은행들의 1분기 가계대출 문턱은 작년 4분기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선 '대출 오픈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경기 부진 등 영향에 가계·기업 신용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최근 급증해 건전성 관리가 은행들의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과 신용카드회사 등 국내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 담당 책임자들은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 태도가 가계에서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의 전체 대출태도지수는 올해 1분기 -1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17)와 4분기(-27)에 이어 강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수가 낮아지면 은행권의 대출 태도가 강화돼 대출 영업이 축소된다는 의미다. 은행의 가계 주택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올해 1분기 6으로 지난해 1분기(3) 이후 4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은행의 가계주택 대출태도는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22와 -42로 크게 강화됐다.

은행들이 새해를 맞아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리셋(재설정)되면서 가계대출 영업 여력이 생긴데다, 실수요자와 지방의 '돈맥경화'를 해소하겠다는 데 초점을 맞춰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권 가계 대출 태도는 지난해 하반기 크게 강화된 후 올 1분기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생활안정자금과 주택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담보대출, 비대면 신용대출 등에서 가계대출 태도 완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출 수요는 가계와 기업 모두 늘어날 전망이다. 1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25)는 작년 4분기(7)보다 18포인트(p) 올랐다. 수요 증가 전망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가계 주택대출(6→19)과 일반대출(8→14), 대기업(0→17), 중소기업(8→31)에서 모두 수요 확대가 예상됐다.

이미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에선 이달부터 '대출 오픈런'이 이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대출신청 및 대출 갈아타기를 하려는 실수요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카카오뱅크는 새벽 6시에, 케이뱅크는 9시부터 대기를 해도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 보통 2주만에 대출에 성공한 경우가 많더라"며 "특히 카뱅은 가계, 기업대출 모두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서 대출 수요가 몰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대내외 금융·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자본적정성 관리 등으로 인해 심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대출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업황부진 등으로 운전자금 필요가 커지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증가가 전망됐다.

은행권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 2022년 12월 0.32%에서 지난해 9월 0.65%로 두 배 상승했다. 이 가운데 건설업은 같은 기간 0.41%에서 1.11%, 석유화학은 0.40%에서 0.71%, 숙박 및 음식점업은 0.47%에서 1.15%로 뛰었다. 대기업의 3·4분기 신용위험 전망치도 28으로 전분기(11)에 비해 17p 올랐다.

올해 1분기 중 기업의 신용위험은 업황부진과 자금사정 악화 등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다. 가계의 신용위험 경계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개선이 지연되고 채무상황 부담이 이어지면서다.

신용위험은 가계의 경우 신용위험도 소득개선 지연, 채무상환 부담 지속 등으로 경계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은 업황부진, 자금사정 악화 등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기업의 신용위험은 업황 부진, 자금 사정 악화로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의 신용위험 역시 소득 개선 지연, 채무상환 부담 지속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