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20조, 김동연 50조 슈퍼추경론
민생회복지원금에 이재명표 지역화폐 명분
혁신당서도 "한은, 추경 물가상승 자극 작다"
"예산 67% 조기집행" 與, 추경 일단 반대하며
"明 대선 플랜뿐" 지적했지만 결국 추경 여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대통령 대행의 대행' 체제인 정부를 향해 20조원대부터 많게는 50조원대까지 추경(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올해 예산의 67%인 398조원을 상반기 조기 투입한 다음" 검토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치적이 될 수 있는 '돈 풀기 추경',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도중 설 연휴를 앞둔 '민심 구애'를 원하는 모양새다. 당정은 국가 비상상황 속 '나라 곳간'이 수십조원까지 정치적 이해(利害)에 좌우되는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어제 아침 '대한민국을 가장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범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더니, 막상 최 대행을 만나선 '실질적인 국정안정에 도움 되는 걸 깊이 고민해달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실질적 국정안정에 도움되는 것'이 뭔가 봤더니, 이 대표가 경제부총리 최 대행에게 추경을 제안했다. 국가 핵심예산을 (4조원대) 마구 칼질해 일방적 감액예산을 처리한 민주당이 새해 벽두부터 추경을 재촉하는 건 참 뻔뻔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다시 '지역화폐법'을 추진한다고 한다. 결국 현금살포 포퓰리즘, 온통 대선 플랜 뿐, 국가경제 고민은 안중에도 없다"면서도 "정부와 함께 역대 최고수준의 예산 조기집행을 통해 경제 상황을 점검한 후, 선제적 추경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간사인 박수영 의원도 "민주당은 비상계엄 이후 민생경제회복단을 발족했지만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 역대급 슈퍼 추경을 편성하라'는 말도 안 되는 훈수만 둘 뿐이지 경제 위기를 방관하고 있다"며 민생경제법안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정협의체에 1순위 의제로 추경을 올린단 방침이며, 구체적으로 '민생회복지원금'과 '지역화폐' 관련 추경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진성준 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윤석열 내란 사태의 장기화로 우리 경제의 소비 동맥 곳곳이 막혔다"며 추경을 재론했다.
진 의장은 "정부는 '예산 조기 집행'만 되뇐다"며 "예산 총지출에 변화가 없는데 어떤 효과가 있겠나. 민생회복지원금과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긴급 추경으로 소비 심폐소생을 실시하라"고 했다. 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우 설 연휴 전 '50조 추경'까지 거론했다.
김 지사는 지난 13일 신년간담회에서 "윤석열 쇼크와 트럼프 쇼크"를 꼽으며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15조원 이상, 민생회복지원금 10조원 이상, 미래 먹거리 15조 원 이상 투자 '3대 조치'를 촉구했다. 총 50조원 이상은 지난달 제안한 30조원에서 20조원 더 늘어난 액수다.조국혁신당도 가세했다. 차규근 의원은 한국은행에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의 추경 규모'를 묻자 "경기둔화에 대응하는 정도의 추경 편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잠재성장률(2%) 수준으로 경제성장률 제고를 위해 20조원 이상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지난 1월1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