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여당의 반발 속에도 윤석열 대통령을 오는 22일 열릴 첫 청문회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윤 대통령을 포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총 76명이 포함됐다.
국회 내란 국조특위는 14일 군과 국방부 등 기관보고 중간에 이같은 내용의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채택의 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여야 간사는 이번 증인 채택을 두고 사흘에 걸쳐 논의를 지속했으나 입장차를 줄이지 못했다.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이 '망신 주기'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국격이나 국익을 고려해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상규명도 되지 않을 뿐더러 망신 주기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태의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윤 대통령의 출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간사인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는다면 이번 조사는 '껍데기' 절차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 전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증인 채택 안건은 11대 7로 통과됐다.
국조특위 청문회에서의 증인 채택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이 전 장관 등을 증인으로 채택한 야당에 맞서 여당 의원들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등을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증인 채택 토론에서 "국민의힘이 신청했던 증인에 대해선 반영이 안 돼 있다"며 이 대표 등에 대한 증인 채택도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여당의 증인 목록이 내란 혐의의 진상 규명과는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병도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국민의힘이 제출한 증인 명단은 정말 황당하다. 어떻게 비상계엄의 피해자, 당사자를 내란 혐의의 증인으로 부를 수 있나"라며 "국정조사를 훼방놓으려고 작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기관보고에서는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아 구속기소된 상태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역시 구속기소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국군 수도방위사령관 등 주요 기관증인이 참석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불참했다.
야당 의원들은 비상계엄에 군이 동원된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국회가 비상계엄을 해제한 이후에도 제2의 계엄을 준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여당 의원은 야당이 추진 중인 두 번째 내란 특검법에 윤 대통령의 외환유치 혐의가 포함된 것을 두고 군의 입장을 따져 물으며, 각종 수사 과정에서 군 기밀의 유출이 우려된다는 주장을 펼쳤다.전혜인기자 hye@dt.co.kr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