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현안질의를 열고 관계당국과 제주항공에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여야 의원들은 우선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의 사전 대응이 소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안공항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의 콘크리트 둔덕이 사고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매우 크다"며 "왜 활주로와 연결된 지점에 그렇게 단단한 시설물을 뒀느냐 하는 원망과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활주로 인근 설비는 항공기 충돌 위험이 있어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충돌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국토교통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냈는데 이게 합리적인 설명인가"라고 말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무안공항이 여러 차례 조류 충돌 사고 위험성을 지적받았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20년 무안 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 평가 보고서를 보면 이착륙 시 조류 충돌 위험성이 크다고 돼 있는데 국토부는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새만금, 가덕도, 백령도, 제주2공항 등 신규 추진되는 공항 8곳이 모두 철새 도래지인데 철저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뿐 아니라 제주항공의 정비인력이 권고기준인 항공기 1대당 12명보다 모자란 7.5명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정비할 시간은 없고 정비사는 부족한 사이에 승객 안전이 아닌 수익 극대화가 최우선이 되면서 결국 이 참사를 부른 것"이라고 질타했다. 제주항공은 앞서 보유 항공기 41대를 기준으로 정비사는 대당 12.7명인 522명이라고 반박했지만 김 의원은 이를 겨냥해 "실제 항공기 정비인력이 아닌 사무실 근무 인력 등 모든 인원을 포함한 수치로 추정된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현안질의에는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 등 유가족들도 참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가짜뉴스 차단에 주력하고 공정·투명한 사고 조사와 유가족의 조사 참여 보장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사고 전 4분에 대한 관제탑 교시라도, 만약 전 국민 공개가 어렵다면 최소한 유족들만에게라도 공개될 수 있도록 조속한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악질적인 가짜 뉴스와 유가족에 대한 모욕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치적 관계를 떠나 여야가 함께 약속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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