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데이터 도매대가 절반이하 '뚝'
월 20GB 제공… 정보보호 의무화
데이터 도매대가 절반이하 '뚝'
월 20GB 제공… 정보보호 의무화
월 1만원대에 20GB 데이터를 쓸 수 있는 5G 알뜰폰 요금제가 선보일 전망이다. 이동통신사가 알뜰폰 기업으로부터 받는 데이터 도매대가는 최대 절반으로 낮아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알뜰폰이 자체 요금제를 설계·출시하도록 도매제공의무사업자(SK텔레콤)의 데이터 도매대가를 기존 1MB당 1.29원에서 0.62원으로 최대 52% 낮춘다. 데이터 대량 구매시 할인 혜택도 확대한다. 1년에 5만TB(테라바이트) 이상 선구매하면, SKT 기준 도매대가 25%를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는 2만4000TB 이상 20% 할인해 준다.
이를 통해 이동통신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인 20~30GB 구간대까지 알뜰폰 '자체 요금제'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1만원대 20GB 5G 요금제가 나올 수 있게 됐다. 현재 월 20GB를 제공하는 5G 요금제는 이동통신사 기준 4만원대, 온라인 요금제는 3만원대다. 알뜰폰 요금제도 2만원 초중반 수준인데 도매대가 인하로 1만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매대가 새 산정 방식을 도입하는 기준 고시가 완료되면, 2월 중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도매대가 사전규제가 오는 3월 말 일몰돼 사후규제로 전환될 예정인 가운데 실태조사를 통해 사전규제 재도입 필요성도 검토한다. 그간 알뜰폰 사업자들은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 도매대가 협상을 하는 사전규제를 적용했지만, 사업자들이 협상하는 사후규제로 전환되면서 도매대가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만 이번 발표에 대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실질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다수 알뜰폰 사업자가 5G가 아닌 LTE 요금제에 중점을 두는 상황에서 5G 도매대가 인하는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가 요청했던 LTE 수익배분(RS) 도매대가 인하 방안도 담기지 않아 힘이 빠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알뜰폰 사업자들이 내놓은 요금제의 대다수는 RS 방식인 만큼 RS 도매대가 인하가 담겨야 하는데 이 부분이 빠져 있다"며 "중소 사업자 입장에서는 피부에 와닿는 변화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선구매 할인 제도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년에 5만TB 이상 선구매를 해야 도매대가의 25%를 추가 할인받아 52%로 낮출 수 있지만, 현행 사업자 중 최대 선구매가 1만TB에 그치는 수준이다.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규모로 선구매를 하는 사업자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대 52% 할인을 받는 사업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규모가 큰 풀MVNO 사업자가 탄생해야 그 정도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실질적인 '제4이통'으로 클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자체 설비를 갖춘 풀MVNO 출현 환경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는 풀MVNO가 독자 요금제를 자유롭게 설계·출시하면서 알뜰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책금융 등 설비투자를 지원하고 풀MVNO에 대해서는 SK텔레콤뿐 아니라 전체 이동통신사로 도매제공의무 사업자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데이터 속도제한 상품(QoS)도 기존 400kbps에 더해 1Mbps를 추가하고, 해외로밍 상품도 늘린다. 부실한 알뜰폰 사업자 진입을 막기 위해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자본금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이용자 보호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한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제4 이동통신사를 정부 주도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접는다고 밝혔다. 시장에 맡기되 수요가 있으면 주파수 할당을 언제든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2010년 이후 8번이나 추진한 제4 이통 출범이 결국 무산된 가운데, 자율주행차·위성용 주파수 수요에는 문을 열어놓겠다는 방안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31일 제4이통에 도전했던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이후 전문가들이 포함된 통신·전파 종합연구반을 구성했다. 논의 결과 지금까지는 정부가 주파수 할당 대역과 사업 모델을 결정해 정책을 수립했으나 시장 수요에 맞춰 주파수 할당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전형적인 통신 서비스가 아니라 자율주행차, 위성 등 여러 유형, 다른 방식의 (주파수 활용) 시도가 있을 때 지체없이 주파수를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설비와 시스템을 갖춘 풀MVNO(알뜰폰) 사업자가 등장해 시장에서 자리잡으면 제4 이동통신사로 자리매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류 실장은 "자체적인 이용자 관리나 요금제 설계를 갖춘 풀MVNO 사업자가 이를 디딤들로 이동통신사(MNO)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며 "적극적으로 정책을 수정해 (주파수를) 제공하는 여건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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