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헬스케어서 새 전략 발표
2023년말 부작용에 임상시험 중단
"경구용으로 차별화… 개발 올인"
2023년말 부작용에 임상시험 중단
"경구용으로 차별화… 개발 올인"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가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가 주도하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 재도전한다. 오젬픽, 마운자로, 위고비, 젭바운드 등 두 기업의 비만치료제가 시장을 점령한 가운데 경구용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15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비만치료제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더 많이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다누글리프론에 대한 후기 단계 연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 2023년 12월 개발 중이던 다누글리프론의 1일 2회 제형 임상시험을 한 차례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임상 2b상 시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냈지만,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를 비롯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다수의 시험 참가자들이 투약을 포기했다.
이에 화이자는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화이자는 지난해 7월 다누글리프론의 개발 경로를 바꿔 1일 1회 제형의 새로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불라 CEO는 "계획대로라면 일라이 릴리에 이어 두 번째로 경구용 비만약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화이자가 재도전에 나선 비만치료제 시장은 열풍이 거세다.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매출액 상위 10개 의약품에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등 총 4개 비만치료제가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매출액 1위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로, 올해 31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위를 차지한 오젬픽은 200억달러, 3위를 차지한 마운자로는 187억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 각각 9위와 10위를 차지한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각각 129억달러, 109억달러의 매출이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비만치료체 4개가 글로벌 매출액 상위 10개 의약품 합산 매출액의 약 40%를 차지하게 된다.
권해순 연구원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를 넘어서는 글로벌 매출 1위 품목은 없을 것 같았지만 항암제 키트루다가 이를 넘어섰다"며 "키트루다의 1위 자리 역시 대사질환 치료제들로 교체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구조조정 단행 계획을 밝힌 화이자가 비만약 흥행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화이자는 40억달러 규모의 지출 축소에 이어 2027년까지 15억달러를 추가로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두 기업이 오랜 연구 끝에 선보인 비만치료제가 명성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노보노디스크는 100년이 넘도록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오다, 2009년 글루카곤양 펩티드-1(GLP-1)과 같은 작용을 하는 신개념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를 선보였다. 이후 빅토자를 쓴 환자들에게서 체중 감소가 나타나자 2015년 이를 활용한 비만치료제 '삭센다'를 내놓았다.
일라이릴리는 1923년 당뇨약 일레틴을 출시하며 세계 최초로 인슐린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기존 당뇨약을 비만치료제로 발전시켜 출시했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는 체중 감량 효과와 적응증 확대를 무기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국내명 마운자로)는 오는 5월 한국에도 출시될 예정으로, 출시 국가를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 역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품귀현상을 일으키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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