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계엄선포·해제 과정 참여한 韓총리, 지난달 경찰조사서 "비상계엄 건의 과정 날 거친 사람 아무도 없다"
김용현 前국방부 장관 "총리에 사전 보고" 주장 정면반박…'국무회의 심의' 불성립 확인시 尹 위헌 혐의 짙어져
김용현 前국방부 장관 "총리에 사전 보고" 주장 정면반박…'국무회의 심의' 불성립 확인시 尹 위헌 혐의 짙어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지난달 한덕수 총리를 소환조사했을 당시 "비상계엄 건의 과정에 나를 거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계엄법 제2조 6항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 또는 행안부 장관은 '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의 선포를 건의'할 수 있는데, 이를 어긴 경우 계엄법 위반에 해당하게 된다.
한 총리의 진술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장관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김용현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지난달 26일 "계엄 건의와 관련해 사전에 총리에게 보고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다는 게 김 전 장관의 진술"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당시 한 총리는 '사전 보고' 주장에도 허위사실유포라고 대응했다.
계엄선포 절차 전반이 위법을 넘어 헌법위반 혐의도 받게 될 수 있다. 김 전 장관 등을 수사한 검찰은 지난달 3일 밤 국무회의는 회의록 작성이 없었고, 비상계엄 선포 안건이 의안으로 제출되지도 않은 데다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통보만 있었다는 시각이다. 헌법 89조가 계엄 선포와 해제 절차에 요구하는 '국무회의 심의'가 충족되지 않았단 것이다.
그날 국무회의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비롯해 한 총리, 최상목 기획재정부·조태열 외교부·김영호 통일부·박성재 법무부·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사퇴)·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조규홍 보건복지부·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 검찰이 김 전 장관을 제외한 총리와 장관급들에게 내란 무혐의 처분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조태열 장관 진술도 경찰은 주목하고 있다. 조 장관은 한 총리로부터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뒤 대통령이 결심하는데 자신(한 총리)이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를 '윤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망설인 정황'으로 본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 3시간여 뒤에야 해제 절차에 착수했다.
경찰은 계엄해제 선포 이전 과정에서 한 총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윤 대통령이 시간을 끌며 '불법적 지시'를 더 했는지 여부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새벽 국회에 병력을 투입한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전화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며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된다"는 취지로 말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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