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해당 상황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참석했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탄핵소추되며 직무가 정지된 이후 한 총리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총리는 현 사태에 대해 국무총리로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저를 포함한 모든 관련된 분들이 충분히 막지 못한 데 대해 항상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저희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안타깝고 국민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같은 당 민홍철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모든 법적 사법적 문제를 제가 다 알고 하는 건 아니지만 여러가지 절차상 흠결이라든지 실체적 흠결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봤을 때 그것은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홍철 의원이 '비상계엄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선포됐는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그렇다고 믿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계엄사령관 임명 과정도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는지 묻자 "논의한 바가 없다"고 답했다.
다만 한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계엄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저로서는 큰 충격이었기 때문에 사실은 제가 그때 정확히 기억을 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한 확인을 요구했으나, 한 총리는 "제가 받은 바 없다", "이후에도 들은 적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계엄이 잘못이라면서 위헌·위법이라고 표현하지 않느냐'는 민홍철 의원의 지적에도 "최종적으로는 사법적 판단·절차로 정해지는 것으로 제가 얘기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