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주장
공수처와 경찰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 측은 공수처와 경찰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지난 15일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앞서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으로부터 받은 출입 허가 공문의 도장은 수사관이 부대장에게 '관인을 가져오라'고 강요해 직접 찍은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와 경찰 측에서 55경비단장을 압박해 관인을 탈취, '셀프 승인 공문'을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대리인단에 따르면 국가수사본부는 55경비단장에게 추가 조사할 것이 있으니 출석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55부대장은 1월 14일 오후 경찰에 출석했는데, 막상 55경비단장에게 요구한 것은 추가 조사가 아닌 관저 출입 승인이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공수처, 경찰, 국방부 서기관 등 3명이 55경비단장에게 "관저 출입을 승인해달라"고 요구했고, 55경비단장은 "출입 승인 권한이 없다"고 수차례 거부했지만 수사관은 "관인을 가지고 오라"고 강요했다고 대리인단은 부연 설명했다.
이에 55경비단장이 어쩔 수 없이 부대원에게 관인을 가져 올 것을 지시했고, 관인이 도착하자 수사관은 '관저 출입을 허가한다'라는 내용이 적힌 쪽지를, 자신들이 출력한 공문에 붙인 뒤 직접 관인을 찍었다는 것이다. 당시 55경비단장은 실제 공문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해당 공문을 보면 공수처의 원본 문서 위에 '출입을 허가한다'는 별도의 쪽지가 붙었고, 그 위에 55경비단장의 관인인 찍혔다.
대리인단은 "공수처가 밝힌 '공문 발송 후 회신'이란 주장조차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라면서 "이후 부대에 복귀한 55경비단장은 전자공문으로 승인 요청이 온 것을 확인한 후, 자신에게 승인 권한이 없음을 명확히 밝힌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대리인단은 "법적으로 경호 책임자의 승인 없이는 관저 출입이 불가능한 공수처와 경찰이 스스로 만든 위조 공문으로 관저 정문을 통과하려 했던 것"이라면서 "경찰과 공수처가 작당해 직권남용, 공문서 위조, 협박 등의 중범죄를 저지른 헌정사 초유의 사태"라고 칼날을 곤두세웠다.
이들은 "즉각 불법 행위에 대한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공수처와 경찰을 비롯한 공조수사본부 관련자 모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별렀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지난 15일 "공문을 강압적으로 했다거나 그런 부분은 상식적으로 판단해주시면 될 듯하다. 공문서 위조는 큰 문제다. 그럴 일이 없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공수처인 윤 대통령 체포 영장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관할인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부지법에 청구, '판사 쇼핑'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판사는 체포 영장에 압수·수색 예외 조항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내용을 적시해 '법을 집행자가 아닌 법의 창조자'라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