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ADC(항체약물접합체)는 총 15개다. 이들 약물 중 수주 성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트랙레코드가 쌓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DC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품질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신뢰가 시장에 생길 것으로 본다."
정형남 삼성바이오로직스 ADC개발팀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ADC를 삼성바이오의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해 시장 확장에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부터 ADC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ADC 분야에서도 최고 수준의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DC는 약물을 항체에 붙여 정확히 암세포에만 전달하는 치료 기술로, 암세포만 잡는 '유도미사일'로도 불린다. 현재까지 FDA 승인을 받은 의약품은 15개이며, 진행 중인 임상은 150개가 넘는다. 승인 의약품 중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가 가장 성공적인 치료제로 꼽힌다. 엔허투의 성공이후 ADC 확보를 위한 경쟁이 이어지며 임상도 많아지고 있다.
정 팀장은 "항암제 시장이 화학 기반 치료제에서 정밀 타깃이 가능한 ADC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바이오의약품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ADC 시장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탁개발(CDO)부터 위탁생산(CMO), 품질 분석 등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ADC 전용 생산 시설은 ADC 생산만을 위해 구축된 건물로 500L(리터) 접합 반응기를 포함한 2개 생산라인, 1개 정제라인을 갖췄다. 생산라인은 싱글유즈 1개 라인과 싱글유즈 또는 스테인리스 설비 1개 라인으로 구성됐고 각 라인별로 연간 최대 100배치 생산이 가능하다. 12개월 만에 세포주 개발 단계부터 ADC 원료의약품(DS) 생산까지 마칠 수 있는 최적화된 개발 타임라인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회사의 계획이다.
정 상무는 "압도적 생산능력과 속도, 다수의 트랙 레코드, 높은 품질 등으로 짧은 기간 세계적인 CDMO 기업으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ADC 시장에서도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이 빠르게 변하면서 고객사들이 항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달리티(치료적 접근법)를 가져온다. 이에 따라 항체에 만족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야 한다고 판단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AI를 활용한 자동화 공정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존림 대표가 자동화를 매우 강조한다"면서 "아직 시작해보진 않았지만 한 프로세스를 기본으로 진행해 보면서 필요한 부분을 접목해보려 한다. AI는 데이터가 많이 쌓여야 하기 때문에 기초부터 잘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협력에도 공들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2023년 4월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했고 지난해 3월에는 미국 브릭바이오에 투자해 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다양한 치료제 개발 사업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앞서 국내 ADC 개발 기업 리가켐바이오와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강민성기자 kms@dt.co.kr
정형남 삼성바이오로직스 ADC 개발팀장이 15일(현지시간)미국 BEI 샌프란시스코 호텔에서 ADC CDMO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