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 대응 차원에서 지속가능 항공유(이하 SAF) 사용을 늘리고 있다. SAF는 바이오 연료나 폐식용유 등을 활용해 만드는 대체 항공유다. 원료 공급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 걸쳐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 감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들의 SAF 급유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LCC 중에선 티웨이항공이 가장 먼저 도입해 지난해 9월부터 인천∼구마모토 노선에 SAF 혼합유를 쓰고 있으며, 진에어는 지난해 11월 인천∼기타큐슈 노선에 도입했다. 지난해 12월부턴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이 각각 인천∼간사이 노선, 인천∼후쿠오카 노선에서 SAF 혼합유를 급유했다. 또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3일 인천~나리타 노선에 SAF 혼합유를 사용했으며, 에어부산도 1분기 중 국내 출발 일본 노선에 SAF 혼합유를 급유할 계획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2017년 11월 국내 최초로 미 시카고-인천 노선 운항에 SAF를 시범 사용한 바 있다. 또 2022년부턴 자국 공항에서 급유하는 항공사에 SAF를 1%씩 섞어 쓰도록 의무화한 프랑스 정책에 따라 파리에서 인천으로 오는 정기편 노선에 SAF를 일부 쓰기 시작했다. 나아가 내년부턴 아시아·태평양 노선 등에서 SAF를 사용한다는 목표다.
앞서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지난해 에어프랑스-KLM 그룹, AEG FUELS, BNP파리바, 번햄 스털링, 미쓰비시 HC 캐피털 및 콴타스항공(Qantas Airways Limited)과 SAF 생산을 가속화하기 위한 SAF 금융 펀드에 공동 투자했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파트너들은 투자 관리사인 번햄 스털링 에셋 매니지먼트와 협력해 에어버스가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는 SAF 파이낸싱 얼라이언스 투자 펀드를 설립했다. 7개 파트너사의 총 투자 약정액은 약 2억 달러(한화 약 2800억원) 수준이다.
미국의 보잉도 2023년말 SAF 100% 사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SAF를 100%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모든 항공기를 개선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새로 출시하는 항공기를 SAF 사용에 적합하게 만들고 기존 항공기에서 SAF 호환이 어려웠던 기술적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SAF의 연간 생산량은 현재 글로벌 항공유의 0.2%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세계 각국에선 SAF 도입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는 SAF 혼합을 의무화하는 규제 정책을 펼쳤으며 미국의 경우 세액 공제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검토 중이다.
국내에서도 SAF 적용 첫걸음을 뗐다. 지난해 1월 석유와 석유 대체연료사업법 개정을 통해 SAF가 항공유로 인정받아 국내 SAF 생산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당시 국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등 총 8개 항공사는 탄소 상쇄·감축을 위한 '이행 의무자'로 지정된 만큼 항공사들은 점차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SAF 사용에 적극 나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