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을 당협 4·2 보궐선거 구의원 후보 모집한 咸위원장
"선거하면 뭐해, 선관위 썩어서 안해" 당원 문자 돌아와
咸 "선거 조직 만드는데 (당원이) '부정선거로 진다'니"
최근 "냉전주의·부정선거 尹 계엄과 전체주의 광기" 비판도
내란수괴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명분으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고 공개 SNS로 기정사실화하고 나서자 4·2 재보궐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내에선 탄식에 가까운 반응이 나왔다. "선거부정론은 패배의식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86운동권 출신 '전향 우파'인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마포을에는 4월2일 구의원(마포을 관할 마포제4선거구) 보궐선거가 있다. 국민의힘 후보를 낼 거다"라면서도 이처럼 윤 대통령이 키운 부정선거 음모론을 비판했다.
지난 2024년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함운경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그는 "오늘 '후보로 나설 수 있는 분들은 연락 바란다'고 마포을 모든 책임당원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이런 답장도 있다. '선거하면 뭐합니까? 선관위에서 썩어서 개표에서 뒤집어버리는데~~안할랍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정말 이번 기회에 '사전투표'를 없애든지 해야지"라고 개탄했다.
사전투표 제도에 음모론이 집중된 상황을 암시한 것이다. 함운경 위원장은 "보궐선거라, 이번 기회에 (당협에)없던 '조직' 제대로 만들어 '조직적인 선거 캠페인'을 해야하는데 (당원이) '부정선거로 진다'는데…"라며 "선거부정론은 패배의식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했다.
한편 함 위원장은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들 중 과반이 최근 결성한 이른바 '탄핵 반대 모임' 참여를 거부한 채 윤 대통령을 비판해왔다. 그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이전인 12일 글에서 "탄핵반대 원외위원장들은 120여명 중 80명을 넘어섰다"며 당 지지율 상승 때문이라고 봤다.
체포영장 '육탄 저지'를 위해 친윤(親윤석열)계 중심 의원들과 함께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집결한 원외위원장들에 대해 함 위원장은 "추운 날 우리 당원들이 나가 서 있는 마음 나는 충분히 이해하나, 지역에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원외위원장들이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핵을 반대하자는 게 사실은 '윤 대통령 복귀'를 의미한다는 것을모르는 사람들이 아닌데, 정말로 윤석열 복귀를 원하는 것일까"라며 "난 그중에 몇 사람은 만나봐서 알지만 '윤 대통령은 복귀를 해선 안 되고 불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사실상 폭로했다.
이어 "그런데 이젠 탄핵 반대에 합류해 '자신의 생각'을 숨기겠단 것이다"며 정치적으로 계산된 행보라고 꼬집었다. "개중에 '이 추운날 한남동에 나와 대통령을 지키지 않는 위원장들은 당을 떠나라'고 한다. 나를 향해 하는 소리일 것이나 난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이 16일 페이스북에 게재한 지역구 당협 현수막 게첩 사진. 그는 지역구 현역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강경 비판하는 내용으로 현수막을 구성했다.<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사진>
함 위원장은 "탄핵반대=윤석열 지키자=비상계엄 찬성"이라고 전제하며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비상대권이고, 종북주사파들을 척결하는 게 맞고, 전공의·의사들을 처단한다는 비상계엄이 옳다고 믿나. 자유를 위해 자유를 짓밟는 게 정말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하냐"고 반대 측을 비판했다.
그는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전혀 다르다"며 "난 공산주의 운동(경험)을 통해 '집단주의 전체주의의 광기'를 안다"고 했다. 또 "증오감의 표출이 민주당을 상대하는 가장 간단한 정치적 해결책이겠지만 우파 정치인이 추구하는 '첫째도 자유 둘째도 자유 셋째도 자유'란 가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다.
함 위원장은 "(건국·전쟁기가 아닌 현재) 반공을 위해, '종북주사파 척결을 위해 자유를 유보할 수 있다'는 사람들을 '냉전자유주의자'라고 한다"며 "윤 대통령은 냉전자유주의에 부정선거를 믿는 사람"이라면서 "민주당 전체를 반국가세력으로 보고, 심지어 한동훈까지 체포해 싹 쓸어버릴 세력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를 짓밟아서라도 그게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면 비상계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착각'만 남은 그를, 선진국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으로 복귀시키겠단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태어날 때 이미 선진국'이던 젊은 세대가 받아들이겠는지"를 원외위원장들에게 생각해보라고 했다.
함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복귀해선 안 된다고 확신한다"며 "이재명(민주당 대표)은 감옥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악행을 계속하는 이 상태의 이재명이 가장 상대하기 쉽다. 내게 '이재명에게 정권을 넘기려고 하냐'고 말하지 마라. 난 이재명같은 자들과 싸우기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