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공수처, 尹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입력: 2025-01-16 17:39 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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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진술 거부로 묵비권 행사
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 제출
공수처 "상당부분 조사 진행"
발부땐 최장 20일간 구속 수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 수괴' 혐의 등으로 체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체포돼 이날 10시간 40분가량 조사받은 윤 대통령은 16일에는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하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공수처가 12·3 비상계엄의 모의에서부터 실행까지 광범위한 질문지를 준비해 심문했으나 윤 대통령은 본인 신분 확인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의 추가적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16일 언론에 "공수처의 위법한 조사에 응할 이유나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대통령 측은 15일 공수처 체포의 적법여부를 다투는 체포적부심을 서울중앙지법(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에 냈다. 윤 대통령은 적부심 심사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은 것은 적부심이 혐의 내용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체포영장의 절차에 관한 이의신청 성격의 심문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진술을 받지 못한 공수처는 계엄 관련 국무위원, 군 장성들의 증언과 드러난 사실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체포적부심이 진행됨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시기는 뒤로 늦춰졌다. 통상 적부심 절차가 진행되면 영장 청구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또 체포적부심 심사에 걸리는 시간만큼은 법적 체포시한인 48시간에서 제외된다. 그만큼 구치소 수용 기간이 늘어나는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측이 체포적부심을 신청한 것은 공수처의 영장이 불법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공수처는 체포적부심의 인용 여부와 구속영장 청구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구속영장 청구에 피의자의 진술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점이 구속영장 발부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윤 대통령의 신병 확보를 연장하려는 목적도 있다.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윤 대통령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계속 체포 상태로 둘 수 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진술 거부에도 범죄 혐의 입증에 자신하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몇 퍼센트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상당 부분 (조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이 체포적부심을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청구한 서울서부지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한 것은 공수처의 관할 위반 위법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이 전속관할권을 위반한 불법으로서 영장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수처가 구속영장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더라도 불법이라는 주장을 이어갈 포석이기도 하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윤 대통령은 최장 20일 동안 구속된 채 수사 받아야 한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