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600만개서 1000만개 ↑
국내 정치리스크에 해외주식 열풍
변동성 커지며 투자자 더 늘 듯
국내 정치리스크에 해외주식 열풍
변동성 커지며 투자자 더 늘 듯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주식투자 수요 확대, 뉴욕 증시 강세 등의 영향으로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다만 유입되는 투자자들의 자금은 미국 시장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지난 14일 기준 8679만2705개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년 만에 전년 동기(6946만5525건) 대비 24.94% 늘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위탁매매·증권저축 계좌를 말한다. 개설 후 거래가 없는 계좌는 제외하기 때문에 실제 주식투자자 수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초 6900만개 수준이었던 활동계좌 수는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내다 지난달 16일 7600만개에서 8600개로 급격히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와 미국 주식 열풍 지속, 국내 정치적 리스크 완화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연말부터 양자컴퓨터 테마주가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며 투자자를 더욱 유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 밀듯이 들어오고 있는 자금은 국내 증시가 아닌 해외 증시로 집중되고 있다. 이날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1550억7864만달러로 지난해 연초(1035억3086만달러) 대비 49.78% 늘었다. 해당 자금들은 대부분 미국에 집중됐는데, 규모는 1081억6493만달러에 달한다. 전체 해외주식 보관금액 중 69.74%를 차지하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주식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주식 자산에 대한 투자 여력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뉴욕 증시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변동성이 커질 우려는 있지만,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 하락으로 국내 주식 투자자 비중은 줄었지만, 12월 이후에는 해외 주식의 환율 효과로 해외 자산 비중이 높아졌다"며 "국내 주식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져 국내주식 자산에 대한 투자 여력도 확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기술경쟁 구도가 트럼프 1기보다 뚜렷해져 있고 인공지능(AI) 기술의 성장 로드맵도 계속 그려나가는 상황"이라며 "새 정권이 시작되는 국면이지만, 기술주를 중심에 두고 산업재(전력 인프라), 금융 섹터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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