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20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담 부서(팀급)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현대건설의 PF 전담 부서 신설은 기존의 'PF 리스크 관리 협의체'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세부적인 관리 체계를 갖춰 그간 사업 수주를 위해 열어놨던 연대보증과 책임준공,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지분 투자 등을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강서구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 사업에서 1조7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본PF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은평 시니어타운 사업에서는 시공권을 포기하고 동원건설산업에 넘기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GS건설은 사업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임원 조직을 통합하고 구조를 단순화하는 등 '조직 슬림화' 조치에 방점을 찍었다. 구체적으로 기존 6개 사업본부를 3개 사업본부 체계로 줄이고, '본부-그룹-담당'의 수직적 임원 조직 계층을 '본부-부문' 또는 '실-부문'의 2단계로 축소했다. 임원 직급 역시 기존 전무와 부사장을 부사장으로 통합했다.
대우건설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한 '위기 대응'과 '책임 경영 강화'에 역점을 두고 조직 개편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다운사이징(downsizing)과 세대교체를 통해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기존 7본부 3단 4실 83팀에서 5본부 4단 5실 79팀으로 기구 조직을 개편했다. 또 재무와 전략 기능을 합쳐 '재무전략본부'로 통합해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 경영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조직 개편을 통한 '신사업 역량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먼저 삼성물산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신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특히 프로젝트 입찰과 수행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신성장 사업본부'를 '신성장사업부'로 격상해 현재 진행 중인 신사업을 확대·강화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기존 건설본부를 건축본부로 변경하고 기술팀을 신설했다. CSO(최고안전책임자) 조직 내에 기술안전팀과 품질팀을 꾸리는 등 건설 시스템 고도화와 개발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섰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위기 대응 차원의 조직 슬림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조직 규모를 줄이면 임원 역시 감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올해에도 건설경기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는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 입장에선 비용 절감을 위한 선별수주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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