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강력 처벌 요청 방침 …"정당한 법 집행 방해 심히 유감"
공수처는 18일 공지를 통해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공수처 검사 등 인원들이 탑승한 차량 두 대가 오후 8시쯤 서울서부지법 인근에서 시위대의 저지로 파손되고 공수처 인원들이 위협을 받았다"면서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방해 행위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채증자료를 토대로 경찰에 강력한 처벌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50분쯤 윤 대통령 영장실질심사가 끝날 때까지 지지자들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점령한 10차선 대로(공덕역~아현초)를 떠나지 않았다. 윤 대통령 호송차가 오후 7시 33분 서울서부지법을 떠나자 공덕오거리 5차선을 점거한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등을 연호했다.
공수처 차량이 그보다 늦은 시간에 서울서부지법을 출발했다. 공수처에선 이날 서부지법에서 오후 2시부터 6시 50분까지 열린 윤 대통령 영장실질심사에 차정현 수사4부 부장검사를 포함한 검사 6명이 참석했다.
이들 일행은 심사를 마친 뒤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복귀하려 했으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공수처로 의심되는 차량들을 하나씩 가로막고 신원을 확인하고 있었다. 곧이어 공수처 검사들이 탄 차는 법원 인근 공덕오거리쪽 거리 한 가운데서 지자자들에게 포위 당했다.
검은색 SUV 차량 앞 유리창에 적힌 정부과천청사 태그를 확인한 지지자들이 "공수처 차다"라고 소리치며 공수처 차량에 달라붙었다.
이들은 차량 앞 유리창에 '위조 공문 불법 침입',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등의 팻말을 끼웠다. 또 창문을 두드리며 "공수처 ○○들 다 죽여버려", "윤석열 대통령이 뭘 잘못했는데 이 개○○아", "뒤로 빠진다. 차 뒤로 가서 막아"라고 소리치며 1시간 넘게 차량의 발을 묶었다. 시위대는 "저 차에 오동운(공수처장)이 탔다. 끌어내서 죽여버리자"고 외치기도 했다.
오후 8시 20분쯤에는 자동차마다 하나씩 타이어에 공기가 빠진 상태였다.
경찰이 자동차에 접근한 집회 참가자들을 떼어냈지만 계속 다른 지지자들이 합류했다. 검사와 수사관들은 겨우 현장에서 빠져나와 차를 인근에 주차하고 공수처로 이동했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폭행당하고 자동차 1대의 앞 유리가 파손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관 1명은 옷이 찢어지고 구타당했다"고 말했다. 이 수사관은 병원에서 치료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차 부장검사 등 수사팀의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윤 대통령의 체포적부심사 청구를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와 관련해 '소준섭 출퇴근길에 잡히면 참수한다'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작성자는 전날 경찰에 자수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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