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오볼트, 운영자금 고갈위기
높은 기술력에 빅5 구도 계속돼
높은 기술력에 빅5 구도 계속돼
영국의 배터리 스타트업 '나이오볼트(Nybolt)'가 자금난에 직면했다. 배터리 사업의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본격적인 궤도에 올리기까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기존 '빅5'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19일 일렉트릭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나이오볼트는 오는 3월까지 새로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운영 자금이 고갈될 위기다. 2022년 조달한 5000만 파운드(약 892억원)를 소진한 후 추가 자금을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캠브리지대학교 배터리 과학자인 클레어 그레이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나이오볼트는 10%에서 80%까지 4분39초 만에 충전이 가능한 35kwh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당시 나이오볼트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약 250㎞ 수준이었다.
2023년 여름 첫 시연까지 성공했지만 사업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재무제표에 따르면 나이오볼트는 지난 2023년 매출액 6만7000파운드(약 1억1200만원)와 2000만파운드(약 33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나이오볼트는 추가 투자 유치를 진행해 3월 이후에도 사업을 지속한다는 입장이지만, 배터리 사업 자체를 본격적인 궤도에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터리 사업은 조 단위의 투자가 요구되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 면에서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한때 유럽 배터리 산업의 희망으로 불렸던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가 수율 문제와 재정난 악화로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인 것 역시 이러한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노스볼트는 중국 장비업체로부터 구매한 전극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한국산 장비로 교체했지만 수율을 개선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를 포함한 '빅5' 구도가 굳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1~5위 기업은 CATL, LG에너지솔루션, SK온, 파나소닉, 삼성SDI 순이다.
6위부터 10위는 BYD, PPES, 테슬라, 파라시스, CALB 등으로 이들 점유율은 5% 미만에 불과하다. 점유율은 CATL이 26.1%로 가장 높았으며 LG에너지솔루션(25.9%), SK온(10.8%), 파나소닉(9.6%), 삼성SDI(8.9%)가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순위는 2023년과 비교해도 변동이 전혀 없었다. 2023년 1~11월 1~5위의 순위만 소폭 변동됐을 뿐 기업 구성은 동일했다. 순위는 당시 LG에너지솔루션, CATL, 파나소닉, SK온, 삼성SDI 순으로 집계됐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소재와 제조 공정 등에서 여러 복잡한 기술들이 필요하다"며 "신생기업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3월 고비를 넘기더라도 양산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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