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상,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을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완성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에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트럼프 차기 행정부 출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경쟁사들이 취임식에 잇따라 기부하자 현대차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를 내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전 만찬에는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과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한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 및 관계자들과 회동해 대응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통상정책으로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를 주장하고 있으며, 대(對)중국 견제 강화와 전기차 지원 축소·폐지 등을 예고해 완성차 업체들의 위기의식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높은 불확실성에 미국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현대차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지난해 연간 83만6802대를 판매하며 2년 연속 역대 최대 판매량을 경신했다. 특히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9% 늘어난 20만4115대를 기록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적자 구조가 큰 산업에 관세를 추가로 높일 가능성이 있어 미국 내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은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기에 추가 투자 등 대응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무뇨스 사장은 "우리는 인센티브가 아닌 사업 기회를 기반으로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미국 사바나 투자 프로젝트인 HMGMA를 최대한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향후 이곳에서 몇 년간 연간 30마대에서 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아이오닉 5의 생산을 시작으로 곧 아이오닉 9도 생산할 예정이고, 이번 분기 내로 그랜드 오프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생산뿐 아니라 공급망도 미국으로 결집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현지에 배터리 합작사를 건설하고 있다. 브라이언 카운티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바토우 카운티에는 SK온과의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 남부에 자동차용 강판을 만드는 제철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