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구속 소식에 법원 난동부린 지지자들
영장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 찾기도
영장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 찾기도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에도 서부지법을 둘러싸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전 3시경 지지자들은 극도로 흥분해 건물의 유리창을 부수고 경찰의 방패를 빼앗아 집어 던지며 법원으로 향했다. 경찰이 법원 후문 쪽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일부 지지자들의 극렬한 행동에 저지선이 뚫리기도 했다. 담을 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법원의 출입구 셔터는 내려가 있었지만 이들은 강제로 셔터를 올리며 법원으로 침입했다. 이를 막고 있는 경찰을 향해 소화기도 분사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에게 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를 향해 "나와라"고 소리쳤다. 차 부장판사는 당시 법원 경내에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이 담긴 피켓 등을 들고 복도를 거닐며 "윤석열 대통령"을 외쳤다. 이들의 난동으로 법원 내부의 유리창, 집기 등이 부서졌다. 법원 청사 외벽도 뜯어졌다.
일부 지지자는 "이것은 대통령님이 원하는 게 아니다"고 말렸지만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난입 11분 만에 경찰 인력이 대거 투입돼 이들을 진압했다. 하지만 저항이 거세자 경찰은 진압복을 입고 기동대를 투입하는 등 총 1400여명을 동원했다. 오전 6시 정도에는 법원 안팎 시위대가 대부분 진압됐으며 45명은 경찰서로 연행됐다. 전날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체포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앞서 18일 차 부장판사는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모해 지난달 3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15일 윤 대통령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하고 조사했지만 윤 대통령이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자 더 이상의 조사가 무의미하다고 보고 지난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대통령은 직접 법정에 나와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정치 행위이며 국무위원들이 잇따라 탄핵당해 사실상 국가비상사태였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내란 혐의가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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