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 찬성이나 반대 의견을 넘어서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어디까지 후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일부 인원이 월담을 시도했을 때 그 정도 소요에 그치길 바랐으나 그 뒤에 그런 행동을 미화하고 오히려 부추기는 사람들 속에서 더 많은 인원이 법원에 대한 공격을 자행한 걸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서울서부지법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일부 지지자들은 건물 진입을 시도하며 폭력을 행사했다. 경찰 장비를 빼앗거나 법원 건물의 유리창과 문을 부수는 등 심각한 파손 행위를 자행했다.
이 의원은 이번 사태를 강력히 비판하며 "이런 폭력사태에 대해 철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임하지 않는다면 보수주의의 재건이라든지 실질적인 가치 구현은 앞으로 영영 힘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번 사태가 극단 진영 정치에서 비롯했다고 짚었다. 이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때는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한다"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원칙보다 형사적 잘못의 엄중함에 따라 구속재판과 수사를 진행한 게 바로 윤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사에 대한 물리적 저지를 시도했다"며 "법원에서 인정한 대로 구속 사유를 스스로 충족했다고 본다"고 쏘아붙였다.
이 의원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지자들에게 '조사 후 곧 석방될 것'이라는 문자를 보낸 게 이번 사태를 부추겼다는 지적에는 "본인의 발언이 폭력사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다만 본인의 언급이나 행동이 면책을 해줄 수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져서 폭력사태를 일으켰다면 윤 의원도 그런 부분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엄중하게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번에 백골단 기자회견을 했을 때 국민의힘 내에서 김민전 의원에게 엄격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사과했으니 괜찮다'는 정도로 대응했던 면이 굉장히 안타깝다"며 "백골단 기자회견 후 김 의원에게 별다른 경고 조치가 강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이 이런 폭력적인 행동을 기획하는 분들에게는 흡사 그런 일이 진행돼도 국민의힘이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사후적인 이야기긴 하지만 굉장히 더 엄중한 경고와 처벌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의 강화된, 한층 엄격해진 국민들의 법 감정에 맞춰서 고위공직자나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면서 "엄중한 책임을 바탕으로 낡은 구시대 보수가 청산될 수 있도록, 새로운 중도보수 세력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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