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경쟁해 '득표율 65.7%' 압도적 표차로 승리
단지명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조합원 100% 한강조망 제안
단지명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조합원 100% 한강조망 제안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18일 오후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삼성물산은 총투표수 1026표 가운데 65.7%인 675표를 얻었다. 현대건설은 335표, 기권·무효표는 16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서울 최상급 주거지로 불리는 '압구정 구현대' 강남구 압구정3구역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다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함으로써 현대건설의 '텃밭'인 압구정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전망이다.
최근 수주 경쟁이 드물었던 정비사업계에서도 건설업계 1·2위가 17년 만에 수주전에서 붙는 보기 힘든 광경에 이목이 쏠렸다. 사업비 1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입지가 좋은 데다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한남뉴타운 구역 내에서도 사업성이 가장 높은 곳이었다. 특히 앞으로 이어질 서울 시내 주요 단지 수주전의 전초전으로도 여겨졌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한남4구역 수주 공고에 입찰해 경쟁을 벌여왔다. 한 조합이 본입찰 전 개별 홍보활동을 금지했을 정도였으며, 각 회사의 홍보관에는 경쟁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홍보감시단들이 상주하기도 했다. 서울대 건축학과 선후배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와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모두 현장을 찾아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과열 양상을띠자 관할구인 용산구청이 시공사를 불러 경고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남4구역 조합원 P씨는 "바로 붙어있는 한남뉴타운 최대 단지인 한남3구역이 현대건설 시공이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3구역 때문에 뒤에 진행하는 우리가 피해보는 게 있으면 안된다는 의식과 함께 '원베일리' 등 강남지역에서 대장 아파트를 만든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제안했다. 한강변에 전면 배치되는 4개 동은 나선형 구조의 원형 주동 디자인을 적용해 마치 층별로 회전하는 듯한 랜드마크 타워로 만든다. 조합원 1153명 모두 한강 조망을 확보하고 파격적인 금융지원 등을 약속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4구역 수주로 한남뉴타운 재개발에 참여하게 됐다. 삼성물산이 '강북 재개발 대어'를 잡자 앞으로 강남권역 등에서도 대형 주택 정비사업에서 승기를 잡고 갈지 관심이 쏠린다. 당장 올해 3월에 있을 송파구 잠실 우성 재건축에서 GS건설과 맞붙을 가능성이 크고, 압구정에서 다시 현대건설과 맞붙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특히 삼성물산은 국내 정비사업 '최대어'로 손꼽히나 현대의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구 압구정 3구역을 눈독 들이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3구역 조합은 최고 70층(291ｍ), 5175가구(공공임대 650가구)로 재건축을 추진해 눈길을 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265ｍ)보다 높은 주거용 건축물을 한강변에 짓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조합과 서울시가 합의점을 찾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