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가운데 수감된 대통령에 대한 경호 수준과 그 방식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구속영장 발부로 미결수용자 신분이 돼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밟게 됐다.
절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수용번호를 발부받은 뒤 키와 몸무게 등을 확인하는 정밀 신체검사를 받게 된다. 이후 카키색의 혼방 재질 미결수용자복으로 갈아입은 뒤 수용자 번호를 달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찍는다.
입소 절차를 마치면 수용동으로 옮겨져 3평 남짓한 독방에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통령들이 구금된 구치소의 방 크기도 3평 수준이었다. 다만 현재 구치소 내 빈방에 수용돼야 해 경우에 따라서는 3평보다 넓은 방에 수용될 가능성도 있다. 샤워나 운동 등에서는 현직 대통령 신분을 감안해 다른 수용자들과 동선과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될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구속 피의자여도 현직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경호법에 따른 경호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만큼, 매 사안마다 경호 지역 설정이나 경호 범위 등에 대해 교정당국과 대통령경호처 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경호처는 지난 15일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으로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로 들어간 후 구치소 인근 건물에서 대기하며 경호를 수행해 왔다. 경호처가 외부 경호를 담당하고, 구치소 담장 안에서는 담장 안에서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에 따라 교도관이 관리·감독할 권한(계호권)을 갖게 된다.
윤 대통령 측은 당시 구치소 전체를 경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교도관들의 형집행법상 계호권과 대통령경호법상 경호권이 충돌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경호처가 구치소 내 검문·검색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 보안·계호 시스템에도 혼란을 줄 가능성이 높다. 교정기관은 국가보안 '가급' 시설로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기 때문에 윤 대통령에 대한 별도 경호가 불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윤 대통령이 피의자 조사나 탄핵심판 출석 등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법무부 호송차를 이용하고, 경호 차량은 호송차를 동행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때 이같은 방식으로 이동한 바 있다.
한편 경호처는 김건희 여사 역시 영부인 신분이 달라지지 않았으므로, 김 여사가 머무는 한남동 관저에 대한 경호 역시 기존과 마찬가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김 여사가 구치소 면회를 오게 된다면 다른 수용자들과 분리된 공간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면회 희망자가 별도 공간에서 접견하게 해달라는 장소 변경 접견을 신청하면 구치소 내 교도관 간부 회의를 통해 신청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는데, 이때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경호가 필요한 점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전혜인기자 hye@dt.co.kr
19일 오후 윤 대통령이 구속 수감 중인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경찰이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