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 이후, '조선·방산·원자력(조·방·원)' 한·미 동맹이 더 돈독해 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제작년까지 중국의 저가 공세를 면치 못했던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통적 에너지와 화석연료 기반 사업을 중시하는 만큼 액화천연가스(LNG)와 LPG 운반선 수요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 조선사들의 미국 함정에 대한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전망도 밝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 해군의 MRO 사업 2건을 수주했으며, HD현대중공업도 올해 2~3건의 사업 수주를 목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지난해 연간 기준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조선 3사가 연간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위 3사는 이미 3년 안팎의 일감(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층 더 실적이 치솟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산 역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차기 정부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세계 각국이 국방력 강화를 위해 예산 지출을 늘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다. 특히 방산 물자의 60%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이 K-방산에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최근 미군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방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국내 방산 사업장을 둘러본 바 있는 만큼, 한미 방산 협력 확대의 길도 열려있다.
한일 원전 동맹 확장 가능성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총괄할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상업용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를 포함한 에너지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며 발전량이 1기가와트(GW)에 달하는 대형 원전보다는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대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식 재산권 분쟁을 종결하고 향후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하기로 하면서, 향후 미국 뿐 아니라 한미 원전 수주 동맹이 결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수원·한전과 웨스팅하우스 측은 이번 지재권 협상 타결 내용의 구체적인 내용은 상호 비밀 유지 약속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한수원이 체코 원전 수출과 관련해 웨스팅하우스에 조단위 로열티 혹은 일감을 주고, 향후 다른 제3국 원전 수출도 공동 추진하는 것처럼 상당 수준의 양보를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