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업 대상 강제 적용 논란
월 구독료도 3~4달러 올리기로
미국인 64% "AI사용 인지 못해"
월 구독료도 3~4달러 올리기로
미국인 64% "AI사용 인지 못해"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강제 끼워팔기를 시작했다. AI 개발 경쟁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는 동시에 강제로라도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무용 소프트웨어(SW)를 쓰던 이용자들은 AI가 필요 없어도 울며 겨자먹기로 더 비싼 돈을 내고 같이 사야 하는 만큼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자사 클라우드 버전 사무용 솔루션인 '마이크로소프트365(M365)'의 개인 및 가족 버전에 생성형AI 기능인 '코파일럿'을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월 구독료도 세계적으로 3달러가량 올리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 기준으론 12년 만의 가격인상으로, 한국에선 개인용 기준 월 8900원에서 1만2500원이 됐다.
MS는 지난해 1월 월 20달러의 '코파일럿 프로'를 출시했지만, 10월부터는 호주 등 일부 시장에서 이번 변경사항을 먼저 실험적으로 적용해왔다. 미국 IT매체 더 버지는 이번 발표에 대해 "사람들이 AI 기반 오피스 기능에 월 20달러를 추가로 지불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MS는 항상 더 많은 사용자에게 AI 기능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주장한다"고 짚었다.
브라이언 로그니어 MS 소비자용M365부문 부사장은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제 8400만명의 소비자 구독자 대부분이 워드·엑셀·파워포인트·아웃룩·원노트 및 새롭게 이름이 변경된 M365 코파일럿 앱에서 코파일럿에 액세스할 수 있게 된다. 수백만명의 고객이 이미 알고 있고 좋아하는 생산성 앱을 더욱 강화하는 AI비서를 통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은 M365 개인·가족 버전에 한하며, 기존 구독자는 다음 갱신 때까지 가격인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 이번 발표에는 이미지 생성 도구인 'MS 디자이너' 지원도 포함하며, 구독자에게 그 이용을 위한 월별 AI 크레딧을 제공한다. 더버지에 따르면 MS는 코파일럿 기능이나 AI 크레딧이 적용되지 않는 '클래식' 요금제 전환도 기존 구독자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코파일럿 프로'는 가격과 서비스 그대로 유지된다. 가레스 오이스트릭 MS 코파일럿프로·M365 마케팅 수석이사는 더버지에 "우리는 사람들이 M365와의 통합에 대해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음을 알고 있다"며 "코파일럿 프로를 위한 자리는 분명히 있다. 여전히 강력한 AI 기능을 (무제한으로) 즐기는 사용자 그룹이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 또한 하루 앞서 유사한 정책을 발표·시행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기업 대상이란 것이다. 구글클라우드는 사무용 솔루션인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비즈니스 및 엔터프라이즈 요금제에 제미나이 모델과 노트북LM 플러스 등 최신 생성형AI 기술을 포함해 지난 15일부터 제공하기로 했다. 월 구독료는 비즈니스 스타터 1달러, 비즈니스 스탠다드 2달러, 비즈니스 플러스 4달러를 인상했다. 기존 구독자의 경우 3월 17일 또는 다음 갱신일 중 늦은 시점으로 적용된다.
구글클라우드 측은"모든 구글 워크스페이스 고객이 부가 기능을 별도 구매하지 않아도 최신 생성형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요금제를 간소화했다"며 "기존에 비즈니스 스탠더드 요금제에 제미나이 비즈니스 기능을 추가해 사용하던 고객은 사용자당 매월 32달러를 지불해야 했으나, 이제 사용자당 매월 14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제미나이가 지원되지 않는 워크스페이스 요금제보다 2달러 높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갤럽이 텔레스코프와 실시해 15일 발표한 설문 결과에서 미국인들의 AI에 대한 인식과 사용 실태 사이엔 큰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99%가 AI 기능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 중인데, 64%는 자신이 AI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또 AI가 허위정보(72%), 사회관계(64%). 일자리(60%), 국가안보(56%)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했다. 특히 젊은 층(18~29세)은 AI로 인한 일자리 문제에 대해 78%가 부정적인 전망을 제기했다.
MS와 구글의 최근 행보는 이런 상황에 대해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행보로도 해석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MS는 이번 발표에서 코파일럿 기능을 끄는 설정도 새롭게 포함했다. 오이스트릭 이사는 "워드에 먼저 적용했으며, 수주 내 엑셀과 파워포인트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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