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이 '틱톡 금지법' 시행 위기 직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90일 유예를 얻어냈다. '틱톡 금지법'에 서비스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던 틱톡도 몇시간 만에 이를 철회하고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그러나 틱톡 금지법이 시행이 순연됐을 뿐 효력이 소멸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틱톡은 유예기간 90일 이내에 미국 사업권 매각 또는 합병 또는 서비스 철수 등을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틱톡은 19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 공식계정을 통해 "서비스 제공업체들과 합의해 서비스 복구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서비스 제공업체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틱톡은 트럼프 대통령 협력해 틱톡 서비스를 미국에서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식 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나는 기업들에 틱톡이 폐쇄되지 않도록 요청한다"며 "(취임식 후) 행정명령을 발동해 틱톡 금지 조치가 발효되기까지의 기간을 연장하고,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거래 또한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 명령 이전에 틱톡이 폐쇄되지 않도록 도운 기업에는 어떠한 법적 책임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틱톡은 중국 기업인 바이트댄스를 모회사로 두고 있고, 미국 내 이용자 수가 1억7000만 명에 달하는 최대 규모 숏폼 플랫폼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미국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틱톡에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도록 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을 제정했다. 틱톡이 이를 위반하면 신규 앱 다운로드와 업데이트 등을 금지하도록 했다.
틱톡은 법 시행일인 19일을 앞두고 '서비스 전면 금지'라는 맞대응에 나섰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 유예를 공식화하면서 정면충돌은 피하게 됐다.
다만, 틱톡이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후속조치를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틱톡에 유예를 주기는 했으나 틱톡에 사업권 매각을 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캐피탈 원 아레나에서 열린 취임 전야 집회에서 "나는 틱톡을 좋아한다"면서 "나는 틱톡에 조인트 벤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틱톡은 승인이 없으면 가치가 0이지만 승인을 받으면 가치가 아마 1조 달러쯤 될 것"이라며 "(승인을 원하면) 미국이 틱톡의 50%를 소유해야 한다. 우리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틱톡 앞에 놓인 선택지는 미국 사업권 매각과 합병, 서비스 철수 등이다. 미국 내 별도의 독립법인을 만들어 운영하거나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공개적으로 틱톡에 관심을 표명한 곳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퍼플렉시티AI'다. '퍼플렉시티 AI'는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수가 아닌 틱톡 미국 법인과의 합병을 공개적으로 제안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튜버인 미스터비스트(본명 지미 도널드슨)도 지난 14일 자신의 SNS 계정 여러 곳에 "틱톡이 미국에서 금지되지 않도록 내가 틱톡을 살 것"이라며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 사업권 매각을 고려한다는 언론보도도 있었으나 틱톡 측은 '완전한 허구'라고 부인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