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C "확률 아이템 정보 속였다"...코그노스피어에 2000만 달러 과징금 부과
게임사 측 "몇 달 내 신규 연령 제한, 부모 보호 장치, 재화 관련 설명 강화"
현금 결제→유료 재화 획득→확률형 아이템 뽑기권 구매...BM 구조 변경되나
게임사 측 "몇 달 내 신규 연령 제한, 부모 보호 장치, 재화 관련 설명 강화"
현금 결제→유료 재화 획득→확률형 아이템 뽑기권 구매...BM 구조 변경되나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코그노스피어(Cognosphere)가 아동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법(COPPA)를 위반했다면서 게임사가 '원신' 내 확률형 아이템 실제 가격을 숨겼고, 상품 획득 확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불공정하게 게임 아이템을 마케팅했다고 지적했다.
COPPA는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 법률로, 온라인 서비스나 웹사이트가 아동의 개인정보를 다룰 때 따라야 할 규칙으로, '원신'이 아동의 개인정보를 적법한 절차 없이 수집, 사용, 공유하거나 보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신은 2023년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모바일 게임으로,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2024년 1월 출시 40개월 만에 누적 매출 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외신에 따르면 코그노스피어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마케팅했고, 13세 미만 어린이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구별할 수 없는 인게임 재화를 도입해 이중재화로 시스템을 갖췄고, 이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실제로 얼마를 지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이 FTC의 설명이다.
이에 FTC는 '원신'이 게임 재화를 사용해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며 인게임 재화를 구매하지 않아도 실제 돈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확률 아이템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실제 돈과 인게임 재화의 환율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코그노스피어 측은 COPPA 위반 관련 FTC 주장을 해결하기 위해 2000만 달러를 지불하는 데 합의했다. 코그노스피어(Cognosphere)는 호요버스의 퍼블리싱 브랜드로 싱가포르에 위치해 있으며 호요버스의 '원신', '젠레스 존 제로' 등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호요버스 측은 "원신은 무료 플레이가 가능한 인기 애니메이션 스타일 게임으로, 주로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설계됐다"며 "FTC 주장 중 다수가 부정확하다고 믿고 있지만, 커뮤니티의 신뢰를 소중히 여기며 게임 이용자에게 투명성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공유하기에 이번 합의를 결정했다"면서 "이번 합의에 따라 몇 달 내에 미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연령 제한과 부모 동의 보호 장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인게임 재화와 보상에 관한 게임 설명도 강화하겠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게임에 대한 FTC의 과징금 부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2022년 COPPA 위반과 소비자 기만 및 환불 정책 문제에 따라 총 5억 2000만달러의 과징금을 낸 바 있다. 에픽게임즈는 당시 COPPA 위반으로 2억 7500만달러를 냈는데, 원인으로 게임 아이템 구매 유도가 명시됐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결제 시스템을 변경한 바 있다.
FTC의 미국 아동과 청소년 보호 조치 강화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이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다수의 게임들이 게임 재화를 구매하고 확률형 아이템과 캐릭터 스킨 등을 구매하도록 하는 수익 모델(BM)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하고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데 '미국'은 중국과 1위를 다투는 핵심 지역으로, 모바일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게임사들은 정책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의 BM은 현금을 유료 재화로 교환하고 유료 재화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유료 재화를 우선 구매해야 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구매해야 몇 개의 확률형 아이템 뽑기권을 획득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 게임 이용자들은 이러한 정보를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얻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일본의 법령으로 인해 글로벌 게임 시장의 공식으로 자리잡은 바 있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 전략 중 하나로 '서브컬처'를 택했고 대다수 서브컬처 장르작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결제를 유도하고 있는데, 글로벌로 진출해야 하는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숙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국내 게임들은 BM 구조를 수정하거나 '원신'처럼 어린아이와 청소년을 위한 부모 동의 장치를 도입해야 할 수 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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