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T 이사회서 감사위원장, 감사위원 임기규정 바꿔
당연퇴직 대신 후임 인사 선임 때까지..추가 임기 가능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 임기 규정 변경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다음달 3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임 위원장과 위원이 선임될 때 까지 추가 임기를 수행토록 하는 규정을 지난달 NST 이사회가 전격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과학계에서 사실상 임기 연장을 위한 '셀프 규정 변경'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3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감사기능 통합·일원화해 2022년 3월 출범한 NST 감사위원회는 그 해 2월 위원장과 두 명의 감사위원을 선임, 운영돼 왔다. 출범 당시 국내 최초·유일의 연구개발(R&D) 전문 감사조직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받았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위원장 1명을 포함한 3명 이상 7명 이하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되며, NST 이사회 의결을 거쳐 NST 이사장이 임명한다.
당초 규정에는 위원장과 감사위원 임기는 3년으로 연임할 수 없고, 임기 만료 후에는 당연 퇴직토록 돼 있었다. 하지만 감사위원 3명 중 위원장과 감사위원 임기가 다음달 끝나게 되면 위원장과 위원 공석으로 감사업무 차질을 우려해 임기 규정 변경을 추진했다. 나머지 1명의 감사위원은 지난해 11월 선임돼 3년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감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감사위원장과 감사위원 선임되기까지 수 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반영해 감사위원회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기 규정을 변경키로 내부 논의를 거쳐 이사회에 상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위원장과 위원의 임기 만료를 한 달 조금 넘게 남겨둔 시점에서 규정 변경에 나섰다는 점이다. 감사위원회는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쳐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지난달 말 열린 NST 이사회에 임기 규정 변경건을 상정했다. NST 이사회는 해당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로 인해 현 감사위원장과 감사위원은 다음달 임기 만료와 무관하게 차기 위원장과 위원 선임이 이뤄질 때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된다. 이런 상황임에도 NST 이사회는 아직까지 후임 감사위원장과 감사위원을 선임하기 위한 공모는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운영 규정에는 NST 이사장은 위원이 공석일 때 후임 위원을 90일 이내 임명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임기 만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회가 감사위원장과 감사위원 관련 임기 규정을 바꾼 것은 시기적으로 볼 때 임기 연장을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들의 공백이 커지지 않게 NST는 조속한 시일 내 감사위원장과 감사위원 선임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NST 감사위원회는 23개 출연연 연구자들이 도전·혁신적 연구수행을 돕기 위한 선진 감사 시스템 구축에 주력해 왔고, R&D 감사 전문성 확보를 위해 출연연의 감사인력과 R&D 연구자를 감사인으로 선발,운영하고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