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일부 시민들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항의하며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을 빚고 법원에 들어가 기물을 파손했는데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폭력을 동원한다면 어떤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사법절차 진행 과정의 문제점들, 국민들께서 분노하시는 이유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도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적 방식을 쓴다면 스스로의 정당성을 약화시키고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법치의 깃발을 높이 들고 앞장서서 싸우겠다"며 "논란이 되는 모든 쟁점들을 엄중히 따져 묻고 잘못된 부분은 끝까지 바로잡아 나갈 테니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당을 믿고 힘을 보태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다만 권 위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일각에서 낙인을 찍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민주당과 일부 언론은 시민들이 분노한 원인은 살펴보지도 않고 폭도라는 낙인부터 찍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혼란을 조장하고 갈등을 키워 이를 정치적인 동력으로 키우려는 의도"라고 쏘아붙였다. 경찰을 겨냥해서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앞에서는 순한 양이었던 경찰이 시민들에게는 한없이 강경한 강약약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법원에 진입도 하지 않고 밖에 있다 잡혀간 시민들까지도 절대 풀어주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하는데 민주노총 시위대였다면 진작에 훈방으로 풀어줬을 것 아니냐"고 따졌다.
권 위원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광기 어린 마녀사냥이 아니라 사태의 선후를 정확히 파악해 진상을 규명하고 차분하고 성숙한 자세로 국가적 혼란을 극복하는 길"이라며 "우리 당에서도 폭력을 선동하거나 비호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각별히 말과 행동을 주의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는 다시 한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권 위원장은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단 15자가 서울서부지법이 내놓은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사유"라며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헌정 사상 유례없는 결정을 할 때는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구속 사유를 충분히 설명했어야 하는데 단 하나의 사유로 내놓은 증거인멸 염려조차 말이 되지 않는다"고 열을 올렸다.
권 위원장은 "이미 비상계엄 핵심 관련 인사들이 모두 구속되어 사실상 수사가 끝난 상태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스스로도 다수의 증거물이 확보됐다고 밝힌 바 있다"며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돼 사실상 관저에 유폐 상태였던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수로 증거를 인멸한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권 위원장은 "조기 대선에만 눈이 멀어 있는 거대 야당, 벌써부터 다음 정권에 줄을 서기 위해 안달하는 수사기관들, 권력의 눈치만 보는 비겁한 사법부, 이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장본인"이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며 이는 대통령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며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혜를 누려서도 안 되지만 가장 기본적인 방어권조차 부당하게 박탈돼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