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녹십자의 4분기 실적은 늦은 독감 유행과 자회사 적자 폭 확대, 알리글로 예상치 하회 등으로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며 17일 주가가 9% 하락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녹십자가 지난해 4분기 4428억원의 매출과 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9% 늘었지만, 영업익 적자 탈출에는 실패할 것으로 봤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평균 실적(컨센서스)은 4648억원의 매출과 영업익 75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허 연구원은 "연말 예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독감이 늦게 유행하기 시작해 관련 백신과 치료제 매출이 올해 1분기로 이연될 것"이라며 "자회사인 지씨셀의 적자가 작년 3분기 20억원에서 4분기 60억원으로 확대되고, 4분기 손익분기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한 알리글로의 미국 판매 법인도 적자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알리글로의 4분기 미국 매출액은 300억원, 연간 매출액 전망이 450억원에 그쳐 지난해 가이던스 매출액 600억원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환자의 자기 분담금 부담을 제약사가 덜어주기 위해 운영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보통 연초에 시작하기 때문에, 작년 8월 출시한 알리글로의 코페이 프로그램 시작이 늦어진 영향으로 봤다.
다만 올해부터는 지원 프로그램으로 환자 모집이 수월해지며 연간 1500억원의 가이던스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4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되며 2018년부터 이어온 만성 4분기 영업적자 탈피에 실패한 점을 아쉬운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는 1조8183억원의 매출과 779억원의 영업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허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에 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17만원으로 낮췄다"며 "만성적자 탈피 실패로 하락한 시장 신뢰도를 자회사 관리와 알리글로 매출 확대로 다시 쌓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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